“상황이 되면 3연투도 해야 한다. 그래야 마무리 투수지 않나.”
지난 2년 간 60세이브를 올렸던 롯데 마무리 김원중은 올해 늑골 피로골절과 내전근 부상으로로 불펜진 합류가 늦었다. 곧바로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5월에 합류했지만 부진해서 2군에 다녀오는 등 마무리 투수로 쉽사리 복귀하지 못했다. 그 사이 임시 마무리였던 최준용이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최준용의 힘이 떨어지고 김원중이 컨디션을 회복했다. 서튼 감독은 6월 28일, 김원중의 마무리 투수 복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지난 5일 SSG전 동점에서 추신수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으며 실점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복귀한 뒤 등판한 경기들에서 모두 안정적으로 경기와 이닝을 매듭짓고 있다.
김원중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한화와의 3연전 모두 마운드에 올라와 세이브 3개를 수확했다. 점수 차는 모두 접전이었지만 위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고 경기를 모두 매듭지었다. 3경기에서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제는 마냥 어린 투수가 아니다. 투수 조장급 위치에 팀 승리를 마지막까지 이끌어야 하는 마무리 투수다. 마무리 투수 3년차. 이제는 성숙미와 책임감이 모두 느껴진다. 지난 14일, 한화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 김원중을 비롯해 구승민, 최준용 중 누군가는 3연투를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클로저의 책임감은 3연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오랜만에 3연투를 하니까 힘들다”라면서도 “누가 얘기를 안해도 상황이 되면 무조건 나간다고 생각하고 경기 준비를 했다. 상황이 되면 3연투도 해야 한다. 그게 마무리 투수지 않나”라며 듬직한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마무리 투수로 곧바로 복귀하지 못한 것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9회를 책임지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한 김원중에게 마무리 투수 복귀는 내재되어 있는 투쟁심을 다시 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김원중은 다시 한 번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 혼란을 거듭했던 불펜진 보직이 이제는 확실하게 정리가 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7월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3.33으로 상위권이다. 4월의 진격을 이끌었을 당시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3.00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뒷문이 단단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후반기처럼 롯데의 반등이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이 완성됐다. 김원중도 지난해 후반기 29경기 1승1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에 블론세이브 0개를 기록하며 후반기 진격을 이끈 바 있다. 당시에도 김원중은 3연투는 물론 더블헤더 연투도 자처하며 투혼을 과시, 롯데의 뒷문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5위 KIA와 4경기 차이 6위로 전반기를 마무리 한 롯데. 과연 김원중을 필두로 한 불펜진이 롯데를 더 높은 순위로 이끌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