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대어 투수 심준석(18·덕수고)의 미국행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은 아쉬울 것도, 고민할 것도 없다. 오히려 선택이 심플해졌다.
심준석은 지난 15일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부산고전에서 최고 157km 강속구를 뿌리며 3이닝 무안타 3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펼쳤다. 구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심준석은 올초 메이저리그 거물 스카우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하며 미국행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선수 본인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점점 구체화되는 분위기. 심준석이 미국으로 간다면 오는 9월15일 열리는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의 선택도 바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서현(18·서울고)이란 또 다른 거물 투수가 있어 크게 아쉬울 게 없다. 스리쿼터 유형인 김서현도 이날 목동구장에서 열린 백송고전에서 최고 155km 강속구를 뿌리면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13경기에서 32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1.36 탈삼진 41개 WHIP 0.82를 기록 중이다.
9이닝당 볼넷이 지난해 3.4개에서 올해 2.2개로 줄어 제구력도 향상됐다. 1학년 때부터 최고 156km를 던지며 독보적인 존재였던 심준석과 ‘투톱’으로 올라설 만큼 폭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심준석이 미국에 가더라도 한화는 김서현을 뽑으면 된다. 김서현은 이미 메이저리그 대신 KBO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10위로 올해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한화로선 심준석과 김서현 중 한 명을 택해야 하는 게 쉽지 않은 고민이었다. 심준석을 뽑는 것이 당연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2학년이었던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6개월 실전 공백이 있었다. 올해도 허리 문제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그 사이 김서현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한화도 고민에 빠졌다. “심준석이 경기에 자주 나오지 않으니 걱정이다. 그렇다고 심준석을 안 뽑자니 그것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몸 상태나 내구성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역대급 재능이라는 심준석을 패스할 경우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심준석이 미국으로 간다면 이런 고민 없이 김서현을 지명하면 된다.
물론 심준석의 미국행은 계약금을 비롯해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심준석이 지난달 주말리그부터 투구수를 늘리며 건강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도 한화의 고민을 덜어준다. 건강한 심준석이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1순위다. 한화로서는 심준석이 미국으로 떠나도, 한국에 남아도 다 좋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