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에 변화구 3구종까지 다 갖췄는데…”
롯데 자이언츠 글렌 스파크맨의 전반기를 4글자로 표현하면 ‘꾸역꾸역’이었다. 부상으로 시즌 합류가 늦었지만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가진 투수를 향한 기대치는 언제나 높았다. 그리고 주무기로 알려진 슬라이더에 커브, 체인지업까지 수준급으로 구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스파크맨의 능력을 한국무대에 오기 전부터 알고 있던 한 야구 관계자는 “강속구에 변화구 3개 구종까지 모두 갖춘 선수인데 성적이 아쉽다”라며 스파크맨의 능력을 칭찬했하면서도 아쉬운 성적, 피칭디자인 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스파크맨은 올 시즌 17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4.81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가 전반기가 끝나도록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17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했고 이닝 당 평균 투구수는 18.1개, 선발 투구수는 83.8개, 평균 이닝은 4⅓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 꽃가루 알러지 등의 변수들이 있었고 본궤도에 올라서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로서 전혀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한때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현장이 개선점을 찾아서 발전시키려고 했다. 구단은 대체 선수를 준비했지만 현장의 의견을 듣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스파크맨은 점점 6이닝은 책임질 수 있는 투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팀의 승리까지 이끄는 투수로 거듭나지는 못했다.
앞서 이 관계자가 얘기했듯이 스파크맨이 갖고 있는 능력은 많은데,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결국 활용 하는 팀이 이를 극대화 시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모두 웬만큼 던진다는 평가다. 그러나 현재 스파크맨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사실상 투피치 투수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4일 사직 하화전에서 스파크맨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7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100개의 공 중 패스트볼은 59개를 던졌다. 최고구속은 155km를 찍었다. 그 뒤를 슬라이더가 뒤따랐다. 28개. 그리고 커터 9개, 커브 3개, 포크볼이라고 찍힌 체인지업 계열의 공 1개를 던졌다. 패스트볼+슬라이더 비중이 80%에 달했다. 최근 경기들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퇴출의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점에서는 커브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2구종을 갖고 싸우고 있다. 커브, 체인지업도 수준급으로 구사하고 있지만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게 현재 스파크맨이다. 피칭디자인을 좀 더 섬세하고 세밀하게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찰리 반즈, 박세웅, 이인복의 선발진 3인방이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 현재 롯데 상황에서 스파크맨까지 활약을 펼친다면 롯데의 반등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전반기 막판 4연승으로 6위에 자리잡고 5위 KIA와 승차를 4경기까지 좁혔다.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스파크맨의 미스터리가 풀린다면 롯데의 반등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