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빅보이’ 이대호(롯데)의 은퇴 투어가 시작됐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과 의논해 올 시즌을 마친 후 현역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에 대해 그동안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 은퇴 투어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KBO 리그에서 10개 구단이 함께 은퇴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2017년 삼성 이승엽 이후 두번째다. 이대호의 은퇴투어 이벤트는 각 구단의 롯데 홈경기 일정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며 세부 계획은 추후 발표할 예정.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5회 종료 후 클리닝 타임 때 이대호의 은퇴 투어 행사가 열렸다. 이대호의 은퇴 투어 기념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표출되자 팬들은 이대호를 연호했다. 이대호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로 나온 이대호는 관중석을 향해 공손히 인사했다. 허구연 KBO 총재는 이대호와 포옹을 나누고 이대호의 멋진 모습이 담긴 캐리커처 액자를 전달했다.
이대호의 은퇴 기념 액자는 스포츠 전문 아트 디렉터 ‘광작가’가 제작했다. 이대호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야구 선수로 활약한 모습을 부산과 사직구장을 배경으로 하나의 일러스트로 담아냈다. 또 이대호가 활약했던 구단과 주요 기록을 수록했다. 실제 사직구장에서 사용된 1루 베이스와 흙을 담아 특별한 액자로 제작했다.
KBO 측은 이대호가 22시즌 동안 KBO리그 및 한국 야구 발전에 공헌하고 헌신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존중을 담은 의미에서 기념 액자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대호와 함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를 일궈냈던 이승엽 KBO 총재 특보는 이대호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이대호의 표정에는 울음을 꾹 참는 게 느껴졌다. 이대호는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는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주신 KBO 관계자, 10개 구단 관계자, 선수단,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처음 만난 그때부터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아빠이자 최고의 남편으로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고맙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건강하게 잘 마무리해 빛나는 은퇴 시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대호는 “너무 감사드리고 저보다 와이프가 많이 울 줄 알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팬들은 이대호를 연호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에 이대호는 “남은 시즌 마무리 잘하고 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다.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전광판에는 롯데 자이언츠 주장 전준우를 비롯해 소프트뱅크 호크스 왕정치 회장, 소프트뱅크 간판 타자 야나기타 유키, 이대호의 롯데 시절 스승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과 양상문 전 감독 등이 이대호의 앞날을 응원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이대호는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했고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