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가을야구 가면 150km 좌완 뜬다…숨겨둔 비밀병기 전역 임박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16 05: 15

KIA 타이거즈에는 2021년 신인왕 이의리 이전에 제2의 양현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투수가 1명 더 있었다. 그 역시 1차 지명을 받은 좌완투수였고, 롤모델로 고교 선배 양현종을 언급하며 지명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광주동성고를 나와 2019 KIA 1차 지명된 좌완 파이어볼러 김기훈(22). 물론 지금은 KIA 소속이 아닌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뛰고 있는 군인이다. 기대와 달리 데뷔 첫해와 이듬해 연이어 부진을 겪으며 일찌감치 군에 입대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기훈의 고질적인 문제는 제구 난조였다. 남다른 직구 구위를 갖고도 불안정한 제구로 늘 투구수가 많아지기 일쑤였다. 결국 데뷔 첫해 19경기 3승 6패 평균자채점 5.56의 쓴맛을 봤고, 이듬해에도 22경기 승리 없이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7로 날개를 펴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2021년 3월 상무로 입대해 병역을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2회초 남부리그 선발 상무 김기훈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2.07.15 /cej@osen.co.kr

상무 입단은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첫해 13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15로 감각을 조율한 뒤 올해 전반기 10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08으로 모든 수치가 좋아졌다. 볼넷은 19개인 반면 삼진은 63개를 잡아냈다.
전날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만난 김기훈은 “계속 부대에 있다가 이런 곳에 나오니까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라며 “나는 군에서 잘 지내고 있다. 여기서도 항상 운동을 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체크 중이다.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상무에서도 KIA 경기를 챙겨보냐는 질문에는 “맨날 본다. TV가 방에 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오면 딱 오후 6시 30분이다”라며 “이번에 상무에 (김)현수, (장)민기가 들어왔고, (최)원준이 형, (박)민이도 있는데 KIA가 홈런을 치면 현수 방으로 달려간다. 원준이 형의 경우 타자들의 심리, 볼카운트 싸움 등 조언을 많이 해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타이거즈맨들의 병역 생활을 전했다.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상무 김기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7.15 / soul1014@osen.co.kr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 난조는 어떻게 잡은 것일까. 김기훈은 “아직 다 잡지 못했는데 그래도 KIA 시절보다 밸런스가 많이 잡혀 있는 상태다. 이 밸런스를 전역할 때까지 유지하는 게 목표다. 2군 경기라도 항상 1군이라고 생각하고 공을 던지는데 밸런스가 안 좋을 때 상무 코치님들이 바로 이야기를 해주신다”라고 말했다.
이날 실제로 달라진 김기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남부리그 올스타 선발로 등판해 3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우수투수상을 거머쥔 것. 최고 149km의 직구(19개) 아래 슬라이더(12개), 체인지업(4개), 커브(1개) 등을 적절히 곁들인 결과였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김기훈은 오는 9월 21일 대망의 전역을 앞두고 있다. 전반기를 5위로 마친 KIA 입장에서는 순위싸움이 한창일 때 제구 되는 150km 좌완이라는 천군만마가 합류하는 셈이다.
김기훈은 “그래서 맨날 KIA가 가을야구에 가길 응원하고 있다”라고 웃으며 “최근 (이)의리, (김)도영이 경기를 항상 챙겨보고 잘하는 걸 보면 빨리 KIA에서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매일 든다. 그리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남은 기간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지금의 폼을 KIA 복귀 때까지 유지하도록 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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