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들의 캐나다 입국 제한 조치 때문에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열린 토론토 원정 시리즈에는 10명의 선수가 참여할 수 없었다.
앤드류 베닌텐디, 위트 메리필드, 헌터 도지어 등 주축 야수 자원들에 브래드 켈러, 브래디 싱어 등 투수들도 포함됐다. 올해 토론토 원정에서 제한선수 명단에 포함된 선수가 가장 많은 구단이 캔자스시티가 됐다. 이들은 제한선수 명단에 올라 제외 일수만큼 급여를 받지 못한다. 백신 미접종의 자유를 존중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지만 캐나다 방역당국의 정책까지 거스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간절히 콜업을 기다리던 유망주 선수들에게는 이번 토론토 원정이 큰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트리플A에서 39경기 타율 3할2푼9리(149타수 49안타) 9홈런 25타점 OPS .979의 특급 성적을 기록 중인 네이트 이튼(25)에게는 이번 콜업이 간절했다. 이제는 유망주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들어가던 상황에 메이저리그 데뷔는 하지 못했다. ‘MLB파이프라인’에서 산정한 유망주 랭킹에서도 이튼은 캔자스시티 구단 전체 29위에 불과하다. 구단이 우대를 해줄 위치는 아니라는 의미. 그렇기에 이번 콜업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했고 꿈의 데뷔전에서 감격의 순간을 만들었다.
이튼은 1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2-1로 간신히 앞서던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장했다. 좌완 앤서니 밴다와 승부를 펼친 이튼은 10구 접전을 벌였다.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과 싱커를 연거푸 걷어내면서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10구 째 86.6마일 짜리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여지없이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고 관중석에 꽂혔다. 비거리 416피트(약 127m)의 쐐기포였다.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첫 홈런으로 장식하며 감격의 하루를 보냈다.
MLB.com은 ‘이튼이 2루를 돌면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덕아웃 뒤에서 어머니의 응원소리 뿐이었다. 로저스센터에는 그의 어머니와 형, 그리고 형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게 그 순간을 더욱 감정적으로 끓어오르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튼은 인터뷰에서 “내가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목소리는 내 엄마의 목소리였다”라며 “이분들은 내 인생 전체와 함께했고 내가 메이저리그에 오기까지 정말 많은 것들을 희생하셨다”라며 “그들이 없었으면 나는 여기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라며 감격의 첫 홈런 소감을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