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금쪽이 외인…캡틴의 당부, "좋게 봐주세요. 필요한 선수입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15 11: 28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의 전반기 성적은 냉정하게 말해 낙제에 가깝다. 85경기 타율 2할2푼8리(316타수 72안타) 13홈런 48타점 7도루 OPS .701의 성적을 남겼다. 전반기 팀 홈런 1위이자 리그 공동 6위다. 정규시즌 144경기 종료 기준 22홈런 페이스다.
20홈런 이상의 장타력을 기대한 것은 맞다. 모처럼 롯데가 데려온 장타 유형의 외국인 타자다. 여기에 넓어진 외야에서 중견수 수비까지 잘 해주기를 바랐다. 컨택과 변화구 대처, 그리고 150km대 강속구 대처에 아쉬움이 있지만 평균 구속이 느린 KBO리그에서는 속구 대처 능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첫 타구 판단에서 아쉬움을 보여주고 있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단점으로 여겨졌던 부분들이 개선이 쉽지 않았다.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단점만 부각되고 있는 게 현재 피터스의 현실이다.

롯데 자이언츠 피터스가 7회말 1사 만루 재역전 3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2.07.14 / foto0307@osen.co.kr

지난 14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사직 한화전에서도 피터스의 단점이 부각된 경기였다.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만루, 우중간으로 흘러나가는 타구를 피터스가 놓쳤고 3타점 3루타로 연결됐다. 분명 잘 맞은 타구였고 좇아가기 힘든 건 맞았다. 하지만 피터스의 타구 판단이 다소 늦었고 뒤늦게 쫓아가려고 힘껏 달렸지만 그와중에 우익수를 향해 '다가오지 마'라는 제스처를 강하게 취하면서 쫓아가는 발놀림이 늦어졌다. 그 제스처 하나가 간발의 차로 3루타를 만들어주게 된 원인이 돘다. 
타석에서도 좀처럼 정타의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7-7로 접전 상황에서 맞이한 1사 만루 타석에서 자신이 약했던 언더핸드 유형의 김재영을 상대로 우측으로 제대로 밀어친 타구를 때려내 결승 3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올해 언더핸드 유형 상대 타율 1할4푼3리(42타수 6안타)에 그쳤던 피터스의 기적같은 반전이었다. 결국 3실점으로 빚졌던 거의 마음은 3타점 결승타로 회복이 됐다.
이러한 피터스를 옆에서 지켜보는 주장 전준우는 적응을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는 피터스가 안타깝다. 전준우는 "외국인 선수는 적응을 하는 게 첫 번째다. 피터스 선수는 덕아웃에서 정말 활발하고 의욕적이다. 너무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라면서도 "하지만 어쩔 때 보면 의욕이 과한 플레이들이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정말 열심히 하려는 선수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3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2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피터스가 중월 투런 홈런을 치고 홈에서 전준우와 환호하고 있다. 2022.05.03 /sunday@osen.co.kr
이어 외국인 선수의 적응에 대한 고충도 이해했다. 그는 "만약에 제가 외국 무대를 간다고 생각을 했을 때 적응이 안됐을 것 같다. 야구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문화적으로 몇개월 만에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니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전준우는 이날 결국 결승타를 때려낸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번씩 기억에 남는 타격을 해준다. 홈런도 그렇고 오늘처럼 중요할 때 잘 쳐준다"라며 "당연히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고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고 애증의 외국인 선수를 향해 힘을 실었다. 실제로 득점권 타율은 2할1푼5리에 불과하다. 올해 롯데에서 가장 많은 득점권 타석(110타석)에 들어섰기에 득점권의 결정력은 아쉽다. 그런데 또 결승타는 7개로 팀 내 1위다. 결국 피터스의 방망이로 7승을 했다는 의미가 된다.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무리 하고 후반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8위에서 요지부동하던 순위는 상위 팀들의 추락을 틈타서 6위까지 올라섰다. 5위 KIA와의 승차는 4경기 차이까지 좁혔다. "4월에 잘했고 5~6월에는 너무 못했다. 이제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후반기 좋은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주장 전준우의 각오다.
여기에 피터스가 양질의 활약을 펼친다면 롯데의 후반기 대약진도 현실이 될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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