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이탈로 뉴욕 메츠와 4년 FA 계약 기간을 끝낸 ‘역대급 먹튀’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7)가 아직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으로 중남미 선수 소식을 주로 전하는 프랜스시 로메로 기자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세스페데스가 도미니칸 윈터리그에 복귀해 아길라스 시바에냐스 소속으로 뛸 것이라고 전했다.
세스페데스가 공식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뛴 것은 2020년 8월2일로 2년 전이다. 당시 메츠 소속이었던 세스페데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중 팀을 돌연 이탈해 논란이 됐다. 2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던 세스페데스는 이튿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구장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지 않고 팀을 떠났다. 당시 세스페데스는 시즌 8경기에서 31타수 5안타 타율 1할6푼1리 2홈런 4타점 OPS .622를 기록하고 있었다.
세스페데스가 제한된 출장 기회에 불만을 품었다는 게 유력한 정설. 당시 세스페데스는 타석수와 연계된 인센티브 옵션이 있었다. 병세가 악화된 어머니 간호를 위해 시즌을 포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든 구단과 직접 연락하지 않고 에이전트를 통해 시즌 포기 옵트 아웃을 통보한 것은 최악의 이별 방식이었다.
쿠바 출신 우타 외야수 세스페데스는 201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데뷔 후 8시즌 통산 834경기 타율 2할7푼3리 870안타 165홈런 528타점 OPS .824를 기록했다. 올스타 2회에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도 2번 했다.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도 한 차례씩 수상했다.
2015년 시즌 중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 팀의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고, 2016년에도 활약을 이어가면서 4년 1억1000만 달러 대형 FA 계약도 따냈다. 그러나 FA 계약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9년에는 자신의 목장에서 멧돼지 습격에 발목을 다쳐 시즌 아웃되기도 했다. 당시 야구와 관련 없는 위험 행동을 금지하는 계약 위반 조항에 따라 연봉이 2950만 달러에서 1100만 달러로 삭감되기도 했다.
메츠에서 FA 계약 4년간 팀의 546경기 중 22.7%에 불과한 127경기를 뛰는 데 그쳤고, 무단 이탈이라는 최악의 방법으로 관계를 정리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11개팀을 상대로 쇼케이스도 열었지만 메이저리그 계약 제안은 없었다. 지난해 여름 외야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메츠가 세스페데스와 재회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렇게 잊혀져 가던 세스페데스이지만 올 겨울 도미니칸 윈터리그를 통해 현역 복귀를 시도한다. 만 37세로 적잖은 나이에 2년의 실전 공백을 극복해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