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탈락 위기→7월 타율 .355, 개명 성공 신화는 여전히 진행 중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14 11: 38

KT 외야수 배정대(27)가 우리가 알던 배정대로 돌아왔다.
지난 12일 홈에서 삼성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승리를 거둔 KT. 그 중심에는 배정대가 있었다.
2-3으로 뒤진 마지막 9회말. 배정대는 KBO리그 대표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만나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5구째 직구(142km)를 제대로 잡아당겨 좌월 동점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는 후속 앤서니 알포드의 끝내기홈런을 뒷받침한 귀중한 한방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기억에 남을만한 경기가 될 것 같다. 너무 좋았다”라고 아이처럼 기뻐했다.

KT 배정대 / OSEN DB

2014 LG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은 배정대는 프로 7년차인 2020시즌 뒤늦게 꽃을 피웠다. 당시 전 경기(144경기) 출전과 함께 타율 2할8푼9리 13홈런 65타점 맹타 속 새로운 주전 중견수의 탄생을 알렸고, 지난해에도 144경기 타율 2할5푼9리 12홈런 68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병옥에서 정대로 이름을 바꾼 배정대에게는 개명 성공 신화라는 타이틀이 생겼다.
배정대의 장점은 꾸준함과 득점권 해결 능력. 철저한 자기 관리 속에 2시즌 연속 전 경기 출전을 이뤄냈고, 마지막 9회 찬스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주는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틀 전 경기에서도 9회가 되자 특유의 호쾌한 스윙으로 위기의 팀을 구해낸 그였다.
그러나 풀타임 3번째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노력과 달리 지난 4월을 타율 2할1푼9리로 마무리한 뒤 5월까지 슬럼프가 지속되며 시즌 타율 2할대 초반을 전전해야 했다. 5월 22일 삼성전 무안타로 타율이 2할9리까지 내려갔던 터. 조용호, 김민혁의 활약과 새 외국인타자로 외야수가 온다는 소식에 한때 외야진 탈락설이 돌기도 했다.
배정대의 방망이는 5월 31일 SSG전 홈런을 기점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6경기 연속 맹타로 타율을 단숨에 2할5푼1리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경기력이 안정세를 되찾으며 6월 월간 타율 3할6리를 기록했다.
7월의 기세는 더욱 뜨겁다. 12일 삼성전까지 8경기를 치른 가운데 타율 3할5푼5리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8경기 중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쳤고, 11개의 안타 중 5개를 장타로 장식했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2할6푼7리까지 올라간 상황.
공교롭게도 배정대가 살아나자 KT 타선 또한 활기를 되찾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위타선을 전전하던 배정대가 테이블세터에 진입하자 비로소 라인업에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
길었던 방황을 마치고 드디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배정대. 이강철 감독은그를 향해 “꽃길만 걸으면 나중에 후배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없다. 이런저런 경험을 축적해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다. 지금의 흐름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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