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깔끔했다. 롯데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7)가 KBO리그 데뷔 첫 해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반즈는 13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6탈삼진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롯데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구속 146km로 스피드는 빠르지 않았지만 오히려 직구 비율을 높여 좌우 코너워크로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4월 6경기 5승 평균자책점 0.65로 압도적인 스타트를 끊은 반즈는 5월(1승2패 4.29), 6월(1승3패 4.34)에는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7월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반등하면서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쳤다. 반즈는 전반기 성적은 20경기 9승6패 평균자책점 2.74 탈삼진 110개. 리그 최다 124⅔이닝에 퀄리티 스타트 14번으로 안정감을 과시했다. 6이닝 이상 던진 게 14경기로 4일 휴식 등판도 13경기나 된다.
확실한 이닝 소화력으로 오르내림이 있던 롯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줬다. 전반기 내내 선발진 부진으로 고생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반즈를 보며 (롯데가)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고 말할 정도. 이렇게 꾸준하게 이닝을 책임지며 계산이 되는 투수라면 어느 감독이라도 갖고 싶고, 갖지 못하면 부러울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반즈는 “전반기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잘 넘어갔다. 매 경기 이기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게 목표다. 그런 점에서 전체적으로 꾸준함을 보여준 전반기였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전반기 가장 인상 깊었던 타자로는 홈런 1위 박병호(KT)를 꼽았다. 조금은 의외일 수 있다. 올해 반즈 상대로 가장 많은 안타를 뽑아낸 타자는 박찬호(KIA). 8차례 대결에서 7타수 6안타(2루타 2개) 타율 8할5푼7리를 기록하며 반즈의 천적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반즈가 박병호를 가장 인상 깊은 타자로 꼽은 이유가 있었다.
반즈는 “모든 타자들을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각 팀에 1~2명씩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 박병호가 생각난다”며 “박병호가 올해 27홈런을 쳤는데 나한테도 큰 홈런을 친 적이 있다. 힘이 좋은 타자라서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박병호는 반즈와 9차례 대결에서 8타수 3안타 1홈런 1사구 1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5월3일 수원 경기에서 3회 반즈의 4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30m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당시 3이닝 4실점을 기록한 반즈는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없었다.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올스타전에 초대받지 못한 반즈는 올스타 휴식기 때 가족들과 휴가를 보낸다. 반즈는 “물놀이도 하면서 아이들과 놀아줄 것이다”며 “후반기 때도 전반기처럼 꾸준한 모습으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지금 날카로움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