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끝모를 추락을 거듭 중인 한화가 이제는 3할 승률마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한화가 또 연패에 빠졌다. 지난 7일 대전 NC전에서 9점차 열세를 딛고 12-11 대역전승을 거뒀지만 여운은 오래 가지 않았다. 6연패를 끊자마자 또 5연패. 최근 30경기에서 4승25패1무 승률 1할3푼8리로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 내내 고민거리였던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는데도 이기질 못한다. 대체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와 펠릭스 페냐가 빠르게 적응했고, 장민재-김민우-남지민 등 토종들도 제 몫을 하면서 모처럼 5인 선발이 잘 굴러간다.
7월 11경기에서 선발 평균자책점 2.52로 키움(1.77)에 이어 리그 전체 2위. 투구수 제한을 받은 페냐의 2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9경기는 선발들이 모두 5이닝 이상 던졌다. 그런데 타선이 터지지 않고, 불펜이 막아주질 못하고, 수비에서 자잘한 실수들이 나오면서 한 끗 차이로 무너지길 반복 중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참 난감하다. 13일 롯데전을 앞두고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 선발이 무너질 때 불펜이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다. 이제 선발이 안정을 찾으니 불펜이 힘든 상황이다. 다 함께 잘 맞물리면 좋을 텐데…”라며 “계속 비슷한 패턴으로 지는 게 아쉽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남지민이 최고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7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 투구를 했다. 그러나 타선이 5안타 4사사구로 9출루에도 불구하고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패전을 안았다.
8회 무사 2,3루 찬스마저 놓쳤다. 핵심 타선인 2~3번에서 유로결과 김태연이 연속 삼진을 당했다. 4번 김인환 타석이 되자 롯데 벤치는 고의4구를 지시했고, 다음 타자 이진영이 삼진을 당하면서 만루 기회도 날렸다. 전날(12일) 롯데전에서도 한화는 7회 2사 2루에서 김인환의 고의4구 이후 하주석의 삼진으로 이닝이 끝났다.
어느새 한화의 시즌 성적은 25승58패1무. 승률이 3할1리까지 떨어졌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4일 사직 롯데전까지 패할 경우 승률이 2할대로 떨어진다. 가장 최근 KBO리그 2할대 승률 팀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2년 당시 최대 암흑기를 보내던 롯데가 35승97패1무로 승률 2할6푼5리에 그친 뒤 지난해까지 19년간 승률 2할대 팀은 없었다.
한화 역사상 2할대 승률로 시즌을 마친 것은 창단 첫 해였던 지난 1986년 빙그레(31승76패1무 .290) 시절이 처음이자 마지막. 역대 리그 최다 타이 18연패를 당했던 2020년에도 한화의 승률은 3할대(46승95패3무 .326)였다. 역대급 흑역사였던 2020년보다 승률이 훨씬 낮다. 끝없이 하락하는 주식장처럼 한화의 추락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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