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대형 FA 콤비 코리 시거(28)와 마커스 시미언(32)이 극심한 부진을 딛고 살아나기 시작했다.
시거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9회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21호 홈런. 지난 9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최근 5경기 연속 홈런 손맛을 봤다. 단숨에 20홈런 고지를 넘어 2016년 개인 최다 26홈런을 넘볼 기세.
시미언도 이날 1회 첫 타석부터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12호 홈런으로 7월 11경기에서 4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텍사스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7-14로 패했지만 초반 부진에서 헤어난 시거-시미언 콤비의 활약으로 위안을 얻었다.
텍사스는 지난겨울 ‘FA 빅5’ 내야수 중 2명이었던 시거와 시미언을 동시에 영입하며 ‘큰손’으로 나섰다. 최대어 시거에겐 10년 3억2500만 달러로 최고 대우를 했고, 시미언에게도 7년 1억7500만 달러로 대형 계약을 안겼다. 두 선수에게 총액 5억 달러 거액을 썼지만 시즌 초중반 나란히 극심한 부진에 빠져 먹튀로 전락하는가 싶었다.
시거는 6월까지 72경기 타율 2할2푼9리 65안타 15홈런 35타점 OPS .725로 커리어 최저 성적을 냈다. 홈런은 많이 쳤지만 타격 생산성이 LA 다저스 시절만 못했다. 시미언도 시즌 첫 44경기에서 홈런을 단 하나도 치지 못했다. 이 기간 타율 1할9푼3리 33안타 11타점 OPS .498로 바닥을 쳤다.
하지만 시미언은 첫 홈런을 5월29일 오클랜드전을 시작으로 최근 41경기 타율 2할8푼2리 48안타 12홈런 31타점 OPS .888로 살아났다. 시거도 7월 11경기 타율 3할4푼9리 6홈런 12타점 OPS 1.187로 급반등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시거가 타율 2할4푼5리 21홈런 47타점 OPS .787, 시미언이 타율 2할3푼8리 12홈런 42타점 OPS .692로 어느 정도 회복됐다.
그러나 두 선수의 부활에도 텍사스의 성적은 반등이 없다. 40승45패로 5할 승률을 밑돌며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3위. 이날 오클랜드전도 연장 12회에만 무려 8실점을 허용하며 투수진이 무너졌다. 팀 평균자책점 전체 20위(4.08)로 마운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
지난겨울 4년 5600만 달러에 FA 영입한 존 그레이도 15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마틴 페레즈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들이 부족하다.
AL 와일드카드 8위인 텍사스는 커트라인 3위에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5경기 차이.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텍사스가 시거-시미언 듀오처럼 반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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