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억 원 ‘먹튀’가 다짐했다. “더 이상 다치지 않겠다”라고. 그리고 적장 역시도 극찬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크리스 세일(33)이 약 9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세일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8구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2018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5년 1억4500만 달러(약 1890억 원) 대형 연장 계약을 체결했지만 2019년 9월 팔꿈치 통증이 생겼고 수술을 받으며 2020년을 통째로 쉬었고 지난해 9월 돌아왔다. 9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3.16(42⅔이닝 15자책점) 52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지만 직장폐쇄 기간 동안 라이브피칭을 하다가 갈비뼈에 이상을 느꼈고 갈비뼈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재활을 거치다가 개인사적인 문제로 피칭 단계가 늦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9개월 만의 실전 피칭에서 최고 96.9마일(약 156km), 평균 95.1마일(약 153km)의 강속구를 던졌다. 닥터K의 면모를 되찾을 기반은 여전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슬라이더 28개, 체인지업 15개, 싱커 3개도 곁들였다.
‘MLB.com’은 ‘크리스 세일이 시즌 데뷔전에서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고 휴식기에도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과시했다. 지난해 8월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왔을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세일이었다’라고 상태를 설명했다.
세일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 이제 더 이상 다치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5회초 팀이 선제 2득점에 성공한 뒤 세일은 이어진 5회말을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세일은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게임의 상황과 내가 어떤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에 생각해야 한다. 특히 득점 이후에는 무결점 이닝이 필요하다. 그것은 내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설명했다.
5회 마운드를 내려온 뒤 덕아웃의 동료들이 대거 세일을 반갑게 맞이해준 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그저 마운드를 내려왔을 뿐인데 그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라면서 “나는 그저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강하게 유지하고 계속 타자들을 공격하고 싶을 뿐”이라고 의욕을 다졌다.
세일의 공을 받은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는 “그는 오늘 공이 참 지저분했다. 체인지업, 패스트볼,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백도어 슬라이더 등 모든 공을 사용했는데 공이 정말 지저분했다”라며 “구단 전체가 세일을 다시 마운드에 돌아오게 만든 특별한 날이다. 세일의 복귀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알렉스 코라 감독은 “잘 던졌다. 공 끝도 좋았고 스피드, 구위 모두 좋았다. 디리버리 역시 안정적이었다. 좋은 출발이다”라고 칭찬했다.
적장인 케빈 캐시 감독은 세일이 빨리 마운드에 내려간 것이 다행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세일은 정말 좋은 투구를 펼쳤다. 투구수가 더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곤경에 처해 있었기 때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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