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루키가 3개월의 시행착오를 거쳐 단단함을 갖췄다.
KIA 신인 김도영(19)이 7월 들어 프로에 적응, 공수에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 출장하며 매끄러운 수비를 보여주고, 타석에서는 7월에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며 3홈런을 터뜨렸다. 7월에는 타율 3할6푼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도영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지난 11일 자고 일어나서 목과 등에 담이 걸려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종국 감독은 “전반기 3경기 남았고, 김도영이 있으니 박찬호는 푹 쉬어라 했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3회 1사 후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2루로 진루해 황대인의 우선상 2루타로 득점을 올렸다. 4회 짜릿한 손맛을 봤다.
4회 1사 1, 2루에서 LG 선발 이민호의 초구 투심 패스트볼(142.4km)을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는 큰 타구였고, 김도영은 화려한 ‘빠던’과 함께 포효했다. 4-0에서 7-0으로 달아나는 쐐기 홈런이었다. 데뷔 후 첫 잠실구장 홈런.
이후 두 타석은 범타로 물러나,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 후 “김도영이 오늘 홈런과 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경기를 거듭하며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올해 신인으로 1차지명을 받아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성장통을 겪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3푼2리 2홈런 OPS .968로 활약하고 시범경기 타격왕에 오르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입단 때 부터 공수주 재능을 모두 갖춰 ‘제2의 이종범’으로 불렸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 들어가자 확 달라졌다. 5경기 연속 무안타 이후에 힘겹게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4월말까지 1할대 타율(.179)로 부진하면서 선발 출장 보다는 교체, 대주자로 입지가 줄어들었다. 5~6월 백업으로 출장하면서 1군 엔트리에 계속해서 생존했다. 수비와 주루에서는 활용도가 있었다.
7월 주전의 부진과 체력 안배로 선발 출장 기회가 다시 왔다. 지난 1일 SSG전에 교체 출장하더니 2일 SSG전부터 7경기 연속 선발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 3루수로 나서다 12일 박찬호가 빠지면서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다. 7월 8경기에서 타율 3할6푼(25타수 9안타) 3홈런 5타점 7득점 2삼진 5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삼진은 줄고 볼넷은 늘어나고 있다.
김도영은 LG와의 경기 후 “시즌 초반에 비해 성적이 좋은데, 4~6월까지 타격폼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내 타격폼을 찾았다”고 최근 좋은 타격감을 설명했다.
이날 안타는 슬라이더를 때렸고, 홈런은 투심을 잘 받아쳤다. 그는 “구종을 노린 건 아니다. 첫 안타도 직구 타이밍으로 기다리다가 친 거였다. 홈런도 직구를 노린 것은 아니고 존에 들어온 공을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홈런 타구는 맞는 순간 직감했고, 자연스럽게 ‘빠던’도 나왔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잘 맞은 타구에는 빠던이 저절로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데뷔 후 실패도 경험하면서 전반기 막판 타격폼을 정립했다. 7월의 기세를 후반기에 이어간다면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제2의 이종범'이 보여줄 후반기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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