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테랑 선발 백정현이 전반기 충격의 0승 10패 부진 속 선발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경기가 없는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전반기를 조기에 마친 백정현. 12일 수원에서 만난 삼성 허삼영 감독은 “반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아쉽다. 작년 좋은 성적을 거둔 베테랑이 전반기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라며 “현재 스태미나, 구위가 모두 떨어진 상태다. 리셋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판단해 2군으로 내리게 됐다”라고 말소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삼성 2차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한 백정현은 지난해 프로 15년차를 맞아 27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의 호투 속 뒤늦게 꽃을 피웠다. 삼성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끈 호투였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4년 총액 38억원에 원소속팀 삼성과 FA 계약하며 활약을 보상받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올해 전반기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작년 14승 투수가 1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0패 평균자책점 6.63의 초라한 성적표를 제출한 것이다. 퀄리티스타트는 14경기 중 단 4차례뿐이었다.
사령탑은 부진의 원인으로 정신적인 부분을 짚었다. 허 감독은 “베테랑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는 큰 문제가 없다. 최근 거듭된 부진으로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반전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삼성은 오는 13일과 14일 수원 KT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뒤 휴식을 거쳐 22일 고척 키움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의 문을 연다. 11일 말소된 백정현에게는 열흘이 넘는 휴식이 부여된 셈이다.
다만 재정비를 거친다 해도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 합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지금 상태로는 백정현의 고정 로테이션을 장담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으며 “휴식기 동안 후반기 선발진 운영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팀과 개인에 모두 마이너스가 되면 안 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삼성은 12일 수원 KT전에서 3-4 역전패를 당하며 구단 최다 타이인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38억 FA 백정현은 지난 5일 대구 LG전 5이닝 2실점 패전, 10일 대구 SSG전 4이닝 6실점 패전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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