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요즘 꿈에 그리던 선발 야구를 하고 있다. 대체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29), 펠릭스 페냐(32)가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선발진에 숨통이 트였다. 7월 10경기 선발 평균자책점 2위(2.55).
먼저 합류한 라미레즈는 4경기에서 아직 승리가 없지만 19⅓이닝 평균자책점 1.40으로 호투하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였다. 이어 합류한 페냐도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만 안았지만 각각 3⅔이닝 2실점, 4⅔이닝 2실점으로 적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라미레즈와 페냐 둘 다 순조롭게 적응을 잘해주고 있다. 아직 투구수 제한이 있고, 볼 개수를 늘려가는 단계이지만 든든하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수베로 감독은 4월 개막 후 2주 만에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다 잃었다. 닉 킹험(상완근), 라이언 카펜터(팔꿈치) 모두 부상으로 3경기 만에 이탈했다. 카펜터는 5월25일 1군 복귀전을 치렀지만 3경기 만에 통증이 재발했다.
더 이상 부상 회복을 기다릴 수 없었고, 투수 2명 모두 교체했다. 라미레즈가 지난달 21일 데뷔전을 치르기 전까지 한화는 사실상 두 달간 외국인 투수 없이 싸웠다. 수베로 감독은 “내일(13일) 롯데 선발로 나오는 찰리 반즈는 118이닝을 던졌더라. 그런 걸 보면 조금 부럽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올해 롯데 에이스로 자리잡은 반즈는 19경기에서 리그 최다 118⅔이닝을 던지고 있다. 6이닝 이상 소화한 게 13경기로 4일 휴식 등판도 12경기나 된다.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 반즈를 보유한 롯데를 바라보면서 외국인 투수 둘 없이 싸우던 수베로 감독도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카펜터는 18이닝, 킹험은 16⅓이닝만 던지고 팀을 떠났다. 뒤늦게 합류한 라미레즈는 19⅓이닝, 페냐는 8⅓이닝을 소화했다. 4명 도합 62이닝으로 반즈 혼자 던진 이닝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힘겨운 시기를 꾹 참고 버틴 수베로 감독에게 라미레즈와 페냐라는 선물이 왔다. 앞서 킹험, 카펜터 모두 부상으로 고생한 만큼 두 투수 모두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투구수를 늘려나가는 과정을 밟는다. 라미레즈는 87구, 페냐는 77구까지 던졌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 두 번 정도 등판하면 둘 다 투구수 100구 언저리까지 던지지 않을까 싶다. 먼저 온 라미레즈가 더 빨리 100구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