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에 4700억 쏟아 부었지만…'알동 4위' 토론토의 꿈이 무너지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12 18: 23

상위 선발 4명과 계약한 금액은 무려 3억5700만 달러(약 4700억 원)이었다. 누가봐도 대권을 노려보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그러나 4700억 선발진의 운명이 토론토의 꿈을 무너뜨리는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을 시작으로 토론토는 대대적인 투수 보강에 힘썼다. 이후 트레이드로 데려온 호세 베리오스과 7년 1억31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체결했고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케빈 가우스먼과 5년 1억1000만 달러, 기쿠치 유세이와 3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상위 선발진을 채웠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 알렉 마노아까지 더해 선발진만큼은 어느 구단에 뒤지지 않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했고 베리오스는 장기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로 전반기 내내 부침을 거듭했다. 기쿠치는 여전히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가우스먼은 에이스로 꾸준했지만 최근 발목에 타구를 맞는 부상으로 잠시 전열을 이탈했다. 선발진의 막내였던 마노아가 이제는 선발진 대들보가 됐다.

OSEN DB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토론토의 현재 우려 지점을 설명하며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진 선발진에 대해서도 우려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
매체는 ‘더 긴장감 넘치고 더 복잡했고 솔직히 어느 누구도 기대보다는 재밌지 않았던 시즌이다. 토론토의 전반기는 최저점을 찍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서부 원정에서 1승6패를 당했고 최근 10경기 중 9경기를 패했다. 7월에는 2승 9패이고 45승42패가 됐다. 최근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는 치열하게 올라선 시애틀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라고 현재 토론토의 부침을 설명했다. 어느덧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양키스와는 16.5경기 차까지 벌어진 4위로 떨어졌다.
선발진의 우려 수준을 ‘높음’으로 평가한 매체는 ‘최근 3경기에서 로스 스트리플링, 알렉 마노아, 맥스 카스티요의 훌륭한 등판으로 최근 3경기 선발진은 안정됐다. 그러나 6월 1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7월 7일까지 토론토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55에 그쳤다. 신시내티와 디트로이트만 앞섰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마노아와 건강한 가우스먼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류현진을 대신했던 스트리플링이 평균을 상회하는 활약을 펼쳤지만 베리오스가 꾸준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고 기쿠치도 우려가 크다. 그의 커맨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충분하기를 바랐지만 커맨드는 커리어 내내 그의 특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의 문제가 두드러지니 얇은 선발진의 선수층이 도욱 도드라졌다. 매체는 ‘토마스 해치는 임시 선발 기회에서 흔들렸고 케이시 로렌스는 성장한 모습이 칭찬할 만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카스티요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불과 23세다’라며 ‘가우스먼이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뒤 한 번도 등판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 가우스먼은 이제 흔들릴 여유도 없다’라며 주전급 의존도를 설명했다.
어떻게든 보강은 해야 한다. 그러나 트레이드 시장에서의 보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랭키 몬타스(오클랜드),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 등의 상급 매물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가 눈독들이는 자원이다. 매체는 ‘선발 투수를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에 데려오기는 힘들 것이다. 좋은 선발진 상황이 계속되면 걱정은 누그러질 수 있지만 계속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이제 없는 전력이다. 그렇기에 베리오스와 기쿠치의 반등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만 가우스먼, 마노아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불펜진도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최하위(4.30)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액을 투자한 선발진마저 반등하지 못하면 결국 토론토의 꿈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