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보강을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KIA 타이거즈의 역대급 타선은 2017년이었다. 3할 타자가 무려 7명이나 됐다. 이명기, 김선빈(타격왕), 김주찬, 최형우, 버나디나, 나지완, 안치홍이 모두 3할을 넘겼다. 통산 타율이 3할2리, 906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7점을 올렸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동반 20승을 올릴 수 있었다. 타격으로 우승을 했다고 과언이 아니었다.
이유는 FA 최형우의 입단이 결정적이었다. 타율 3할4푼2리, 26홈런, 120타점을 올렸다. 최형우가 중심에 버티면서 해결사 노릇도 하고 찬스도 만들었다. 득점권 타율 3할8푼4리(5위)였다. 3할2푼, 27홈런, 111타점을 올린 로저 버나디나의 활약과 트레이드로 데려온 리드오프 이명기도 3할 타율로 힘을 보탰다. 기존의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대폭발했다. 100억 원을 투자한 효과는 대단했다.
2022시즌도 비슷한 전력보강을 했다. 나성범을 150억 원에 영입했고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새롭게 뽑았다. 시즌 중에는 박동원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2017년의 전력 보강 행보와 비슷했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는 제몫을 했다. 그러나 기존의 타자들이 화답을 못하며 강력 타선 구축에 실패했다. 7월에는 소크라테스와 박동원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KIA 타선은 개막 첫 달인 4월 2할6푼1리, 11홈런, 103득점에 그쳤다. 5월에는 타율 2할8푼4리, 30홈런, 164득점을 올리며 각 부문 1위에 올랐다. 150억 FA 나성범의 든든한 활약, 소크라테스의 맹타, 류지혁과 황대인의 활발한 타격이 이유였다. 2017 타선의 재현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딱 한 달이었다. 6월에는 타율 2할5푼, 21홈런, 105득점으로 급전직하했다. 5월 활발하게 터졌던 타자들이 대부분 2할대 타율에 그쳤다. 소크라테스가 유일하게 3할4푼4리를 기록했다. 나성범도 2할4푼7리에 불과했다. 7월에도 이런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타선 슬럼프의 중심에는 최형우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시즌 2할1푼8리, 7홈런, 34타점을 기록 중이다. 가장 부진했던 작년과 비슷한 추세이다. 더욱이 OPS도 .706에 그치고 있다. 4할대가 넘었던 출루율도 3할4푼9리로 떨어졌다. 득점권 타율도 2할2푼5리에 그치고 있다. 불혹의 나이를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고, 타격포인트를 앞에 두다보니 헛스윙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루키 김도영과 유망주 김석환이 조금씩 활약도를 높이고 있고, 슬럼프에 빠졌던 류지혁도 3타점 3루타도 때렸다. 소크라테스의 부재로 득점력이 떨어진 가운데 최형우의 분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형우는 지난 10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적시타를 때리며 모처럼 웃었다. 이런 장면이 많아야 KIA 타선이 살아날 수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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