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보다 피드백…롯데는 '용두사미 전반기'를 어떻게 돌아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12 03: 54

사령탑은 디테일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디테일을 갖추기 롯데가 왜 점점 추락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 3경기를 치르면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롯데의 전반기를 4글자로 표현하면 ‘용두사미’였다. 4월 개막 이후 5월 1일까지, 첫 25경기에서 15승9패1무, 승률 .625의 성적으로 리그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초봄의 화양연화는 아주 잠시 뿐이었다.
5월 1일은 현재까지도 롯데가 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한 날로 남아있다.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5월 2일부터 7월 10일까지 치른 57경기에서 20승35패2무, 승률 .364에 그쳤다. 이 기간 롯데보다 낮은 승률을 기록한 팀은 한화밖에 없었다. 승패마진 +6이 -9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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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 감독은 “선발과 불펜진이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것이지, 수비적인 부분도 어떻게 훈련을 하고 어떻게 다른 훈련 옵션을 해야 좋아질 수 있을지 논의를 하고 있다”라며 “올스타 휴식기 동안 다른 훈련을 더해서 디테일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수비에서도 다양한 상황을 생각하고 훈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무언가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일주일 가량의 올스타 휴식기로는 힘들다는 것을 아고 있다. 서튼 감독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것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부분들을 조정하고 다듬어야 한다”라며 “좀 더 시간이 줄었지만 밀도 높은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롯데는 도쿄올림픽 휴식기를 활용해 선수단 재정비에 성공했다. 3주 간의 ‘서머캠프’로 팀을 가다듬고 후반기 진격으로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칠 수 있었다.  래리 서튼 감독이 부임한 뒤 지난해 롯데는 53승53패 8무로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했다.
득점과 실점을 기반으로 기대승률을 산출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은 .445에 불과했지만 팀은 이를 뛰어넘었다. 그만큼 접전 경기를 많은 승리로 이끌었다는 의미였다. 이 기간 23번의 역전승으로 3위, 1점 차 경기 승률 .613(19승12패)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접전의 경기들도 연거푸 잡아내는 응집력으로 끈끈함을 과시했다.
그렇기에 온전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맞이하는 본격적인 서튼 감독의 시간에 기대감은 컸다. 첫 25경기까지는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5월에 접어들면서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야수진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정훈, 전준우, 한동희, 김민수, 이학주, 고승민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얇아진 선수층으로 2군에서 경험치를 쌓고 있는 신인 선수들이 궁여지책으로 1군에 콜업돼야 했다.
갑작스러운 부상자 속출은 구단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투수 운영과 작전, 수비 시프트 등 벤치가 경기에 개입하는 영역에서 구단 안팎에서 아쉬운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이미 필승조 투수들의 체력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았다. 에이스 찰리 반즈의 4일 휴식 등판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6월까지 이를 유지했다. 결국 반즈의 성적은 점점 떨어졌다. 수비 시프트 효용론에도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한다고는 하지만 피드백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롯데 구단을 보는 시선이었다. 결국 경기력은 정체됐고 되려 퇴보했다. 올해 롯데의 피타코리안 승률은 .450으로 현재 승률 .443(35승44패3무)보다 높다. 벤치 운영과 세밀함의 차이는 기대승률보다 낮은 승률로 이어졌다. 역전승 9위(10승), 역전패 최다 3위(21패), 1점 차 경기 승률 7위(.412, 7승10패) 등의 기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용두사미의 전반기를 반면교사 삼아서 후반기 반등을 해야한다. 롯데는 디테일을 갖추는 것보다 피드백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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