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FA 보낸 대가였는데…25세 투수는 왜 은퇴를 선택했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12 06: 16

지난 2017년 두산 베어스의 보상선수 지명이 결국 실패로 마무리됐다. 김현수(LG)의 반대급부로 데려온 유재유가 25살의 젊은 나이에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두산은 지난 11일 “유재유가 구단에 은퇴 의사를 표명했다”라며 “구단은 선수 본인과 면담을 진행했고, 선수의 뜻을 존중해 KBO에 임의해지 공시를 요청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지난 201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FA 김현수 단속에 실패했다. 김현수는 2006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5시즌까지 통산 1131경기 타율 3할1푼8리 1294안타 142홈런 OPS .895를 기록한 베어스의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 그런 그가 2017년 12월 19일 두산 잔류가 아닌 라이벌팀 LG와 4년 총액 115억원에 FA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두산 유재유 / OSEN DB

두산은 곧바로 LG의 보호선수 명단을 받아 보상선수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27일 김현수의 보상선수로 투수 유재유를 택했다.
유재유는 충암고를 나와 2016 LG 2차 1라운드 7순위 지명을 받았던 특급 유망주. 기대와 달리 LG 2시즌 동안 10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26으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워낙 재능이 있는 투수였기에 보상선수 신화에 기대가 쏠린 게 사실이었다.
실제로 두산도 당시 “유연한 몸과 부드러운 투구폼이 장점이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나오는 잠재력이 풍부한 유망주”라며 “이번 지명은 미래 전력 확보와 즉시전력 투입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라고 유재유의 무한한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러나 보상선수 성공 신화는 없었다. 이적 첫해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7.11의 저조한 기록이 계속된 가운데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2021년 4경기 평균자책점 10.80에 이어 올해는 아예 1군 콜업에 실패했다. 결국 1군 통산 19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86을 남기고 25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유재유는 최근 어깨 장기 재활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이밖에도 2019년 이형범을 제외하면 최근 보상선수 지명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FA 유출이 컸던 만큼 수많은 보상선수가 부푼 꿈을 안고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좀처럼 반전 스토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떠나보낸 FA만큼 보상선수가 잘하길 바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고 무리일 수 있다. 보상선수는 바꿔 말하면 보호 외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상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펼칠 때 뒤에 ‘신화’라는 단어가 붙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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