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도 평균자책점 1점대 특급 외국인 투수가 생겼다. 지난달 대체 선수로 합류한 우완 예프리 라미레즈(29)가 4경기 만에 평균자책점 1.40을 찍으며 팀의 1선발로 떠올랐다.
라미레즈는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5회까지 노히터로 KIA 타선을 제압했다. 7회 구원 장시환이 3실점하면서 데뷔 첫 승리는 날아갔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리그 적응을 마쳤다.
지난달 21일 잠실 LG전에서 2⅓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1자책) 패전으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임무를 해냈다. 4경기에서 아직 승리는 없지만 19⅓이닝 평균자책점 1.40. 최고 151km 포심·투심 패스트볼도 좋지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절반 가까운 비율로 던지며 빠른 템포로 맞혀잡는 투구를 한다.
라미레즈는 “한국 야구의 환경과 공인구, 타자들에게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한국 마운드는 고무로 된 투구판이 미국과 다르다. 미국에선 2~3회 투구를 하다 보면 구멍이 파여져 발 위치를 계속 바꿔야 하는데 한국에선 그렇게 하지 않아 편하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소리치며 응원하는 팬들도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타자들이 많은 리그다. 미국이랑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타자들이 많다”며 “매 경기 스트라이크존에 공격적으로 투구하려 한다. 투수라면 누구나 스트라이크를 던질 능력이 있지만 멘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운드에서 잡생각 없이 꼭 스트라이크를 던지겠다는 일념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투수 마인드가 강한 라미레즈이지만 원래는 내야수 출신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지난 201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할 당시 내야수였다. 입단 첫 해 도미니칸 섬머리그에서 3루수, 1루수, 유격수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방망이를 내려놓고 마운드에 올랐다. 라미레즈는 “원래 유격수 출신이다. 투수로 포지션을 바꾼 건 내가 원한 건 아니고, 구단에서 권유를 했다. 타자보다 투수를 하는 게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 같다고 해서 바꿨다”고 돌아봤다.
그는 “유격수로 뛴 것은 너무 오래 됐다”며 웃은 뒤 “타격은 지난해 트리플A에서도 했다. 2루타를 2개나 쳤는데 하나는 결승타였다. 내가 선발로 던진 경기에서 내가 쳐서 이겼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이었던 지난해 6월11일 엘파소 치와와스(샌디에이고 산하)전에서 5회 결승 2루타를 터뜨린 라미레즈는 6이닝 1실점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