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유망주 포수 권혁경(20)이 잊지 못할 데뷔 첫 타점을 올렸다.
권혁경은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경기에 8번타자로 도중 출전해 귀중한 쐐기점수를 뽑아내는 적시타를 날렸다. 3-3 동점에서 8회말 공격에서 나성범의 적시타와 류지혁의 밀어내기 사구도 두 점을 보탠 직후였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3루 강습타구를 만들었다.
워낙 볼이 강한 탓에 3루수가 제대로 포구를 못하고 떨어졌고, 내야안타가 됐다. 빠졌다면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을 수 있는 타구였다. 의미있는 데뷔 첫 타점이었다. 8회부터는 대타로 교체된 한승택의 뒤를 안방을 지켰다. 9회는 2사 만루의 위기까지 맞이했으나 실점없이 6-3 승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권혁경에게는 2년 연속 강제 출전이었다. 작년 7월 11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1군 포수들인 한승택과 김민식이 모두 코로나 밀접접촉 판정을 이유로 출전이 금지됐다. 갑자기 포수 2명이 사라지자 긴급히 대체 선수를 찾았는데 집에서 쉬고 있던 권혁경과 이정훈을 차례로 불렀다.
이미 훈련을 마친 권혁경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권혁경은 차분하게 투수들을 리드하며 6-0 영봉승을 이끌었다.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집단 발병과 NC발 술판사태가 벌어지며 전반기를 조기마감해 더 이상 출전기회가 없었다. 좀 더 어필할 기회가 사라졌다.
또 관심을 끌었던 일이 있었다. 후반기를 퓨처스팀에서 출발했고 9월 14일 1군 콜업을 받았다. 그런데 경기출전은 하지 못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약점인 송구 등 훈련을 시킨다는 이유로 기용을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33일만인 10월 17일 잠실 두산전에야 마스크를 썼다. 이후 3경기에 더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2022시즌은 퓨처스 팀에서 출발했고, 병역의무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상무야구단 입대 신청을 했다. 그러나 1군 실적이 없어 뽑히지 못했고, 결국 현역입대를 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9일 신병훈련소에 들어간다. 입대를 앞둔 선수인데도 열정적으로 1군에서 훈련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지난 5일부터 1군 합류해 선수들과 훈련을 했다. 경기전 김상훈 배터리 코치의 지도로 열심히 볼을 던지고, 블로킹 훈련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대개 입대를 앞둔 청년이라면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고민도 많다. 그런데도 훈련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담금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변수가 생겼다. 주전포수 박동원이 9일 한화전을 앞두고 왼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것이다. 한승혁이 주전 마스크를 쓰면 되는 일이지만 백업포수 자리가 비었다. 그래서 또 갑작스럽게 1군 엔트리에 등록했고, 10일 강제출전과 데뷔 타점을 올리게 됐다.
권혁경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인 12~14일 잠실 LG전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그리고 서울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다 입대해 야구와 잠시 떨어져 있는다. 자신의 미래를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팬들은 권혁경이 LG전에서 더 강렬한 추억을 만들고 입대하기를 바랄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