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패 시즌보다 승률 낮다, 아무리 리빌딩이라도…눈 뜨고 보기 힘든 한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7.11 09: 43

고통스러운 리빌딩의 시간이 끝날 것 같지 않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시즌인데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아무리 리빌딩이라도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참담한 성적이다. 
한화는 지난 8~10일 광주 KIA전에서 싹쓸이 3연패를 당했다. 지난 5월27~29일 수원 KT전 스윕승이 마지막 연승으로 5월31일부터 최근 32경기 6승25패1무로 승률(.194)이 2할도 되지 않는다. 그 사이 순위는 10위 바닥으로 내려앉았고, 9위 NC와의 격차도 7.5경기 차이로 크게 벌어졌다. 25승56패1무로 시즌 승률도 3할9리까지 떨어졌다.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불명예 기록을 썼던 2020년보다 승률이 낮다. 2020년 한화는 46승95패3무로 승률 3할2푼6리를 기록했다. 지난해 49승83패12무를 거두며 승률을 3할7푼1리로 끌어올렸으나 올해 다시 고꾸라졌다. 창단 첫 해였던 1986년 빙그레(31승76패1무 승률 .290) 시절 이후 가장 낮은 승률로 3할 사수마저 안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기 종료 후 한화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2022.07.08 /sunday@osen.co.kr

공수 모든 지표가 최악을 가리킨다.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유일의 5점대(5.06)이고, 팀 타율(.244)·OPS(.670)는 가장 낮다. 수비 실책도 리그 최다 87개로 지금 페이스라면 역대 한 시즌 최다 153개까지 가능하다. 지난 1992년 쌍방울(135개) 기록을 넘본다. 
이대로라면 2020년 95패를 넘어 구단 역대 최다 98패 페이스로 3년 연속 10위가 유력하다. KT가 2015년 1군 진입 후 3년 연속 10위에 그쳤지만 신생팀이었다. 이 기간 KT는 155승274패3무로 3할6푼1리의 승률을 기록했는데 2020년부터 최근 3년간 한화는 120승234패16무 승률 3할3푼9리로 KT보다 훨씬 저조하다. 
2020년 최악의 시즌을 보낸 뒤 한화는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진짜 리빌딩’을 선언했고, 구단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했다. 지난해 순위는 10위 그대로였지만 투타에서 핵심 유망주들의 성장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한화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2.07.03 /ksl0919@osen.co.kr
그러나 지난겨울 기대했던 외부 FA 영입 계획이 무산됐고, 리빌딩 기조에 의해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방출 선수도 잡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도 하지 않고 이기는 야구를 외쳤다. 프로팀의 의례적인 구호일 수 있어도 지금 보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쓴웃음만 나온다. 개막 6연패로 시작한 뒤 5월 9연패, 6월 10연패, 7월 6연패로 긴 연패가 계속 반복됐다. 외국인 투수 2명의 동반 부상 이후 늦은 대처로 두 달간 국내 투수들로 버텼지만 한계가 있었다. 
“선수들의 연습량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선수 개개인을 보면 지난해보다 분명 성장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봐달라”고 부탁한 수베로 감독도 “선수들이 매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경기력 자체는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는 많이 줄었다.
지난해 83패 중 1점차(16패), 2점차(12패) 패배는 28패로 전체 패배의 33.7%였다. 올해는 1점차(15패), 2점차(11패) 패배가 벌써 26패로 전체 56패의 46.5%에 달한다. 잘 싸우고도 한 끗 차이로 패한 것이 절반. 선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확고한 육성 및 부상 관리 원칙을 고수 중인 수베로 감독이지만 승부처에서의 경기 운영 능력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8회 한화 수베로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2.06.21 /jpnews@osen.co.kr
과정이 결과로 나오지 않으니 갈수록 중압감이 커진다.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대체 자원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쓴다. 새 외국인 투수들이 들어와 선발진 구색이 갖춰지니 타선이 터지지 않고, 불펜이 무너지는 엇박자 야구가 이어진다.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한화 야구, 그런데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은 게 현실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