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을 거두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천신만고 끝에 시즌 6승을 따내면서 전반기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박세웅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1구 2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박세웅은 61일, 9번째 등판 만에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50km의 패스트볼(39개), 슬라이더(28개), 커브(17개), 포크볼(6개)을 구사하며 모처럼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박세웅은 지난 5월 10일 NC전 이후 61일 만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 8전 9기 끝에 거둔 승리다. 승리가 없던 두 달의 시간 동안 박세웅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도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앞선 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박세웅도 팀도 웃지 못했다.
이런 과정에서 등판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많은 변화가 있었다. 메이저리그 완봉승을 거둔 바 있고 KBO리그에서도 활약한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조언을 구했다.
박세웅은 "지난 등판들 모두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몫은 하고 내려오자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점수를 많이 주더라도 마운드에서 '버티자'는 마음을 많이 새겼다"라면서 "어제 김선우 해설위원님에게 안 풀리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자문을 구했다. 그러자 선배님께서 '한 경기를 생각하지 말고 1아웃 씩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를 해주셔서 오늘 그런 마음을 많이 되새겼던 것 같다. 이닝이 시작할 때든, 주자가 나가든, 안타를 맞든 볼넷으로 나가든 계속 1아웃만 되새겼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템포를 다소 느리게 가져가는 약간의 투구폼의 변화도 있었다. 그는 "사실 지금은 팀에 안 계신, 제가 좋아하는 코치님(이용훈 NC 2군 코치)과 늘 얘기했던 부분인데 코치님께서는 안된다고 하셨다"라면서 "지난해는 수정 없이 좋은 결과도 있었다. 그런데 어제는 연습을 하면서 한 번 해볼까라고 하면서 해서 오늘 경기에서도 던져봤다. 글러브 끼는 팔의 자세가 안좋아서 팔과 머리가 빨리 앞으로 나가는 것을 느리게 수정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던졌다"라고 밝혔다.
투구폼 수정이 이날 승리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본인도 그런 생각이다. 이제 남은 올스타 휴식기 동안 박세웅의 과제다. 그는 "올스타 휴식기 동안 이 폼으로 계속 갈지, 아니면 원래 폼으로 다시 돌아갈지, 아니면 시즌 끝나고 다시 수정을 하는 게 맞을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이 폼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일단 무승의 고리를 끊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게 어색하다. 그래도 전반기를 홀가분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경기였던 것 같고 이번을 계기로 후반기 때 또 반등할 수 있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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