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는 정말 가고 싶습니다.”
KT 위즈 소형준은 올해 3년차를 맞이하면서 한 뼘 더 성장했다. 2020년 신인왕을 받았던 시즌보다 더 빠른 페이스로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0승을 따냈다. 올해 토종 선발 투수로는 가장 먼저 10승 타이틀을 선점했다.
지난 9일 수원 롯데전 선발 등판해 6이닝 87구 7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10승 째를 따냈다.
올해는 김광현(SSG), 안우진(키움) 등 내로라하는 국내 투수들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 성적으로 리그 대표 영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16경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2.55(106이닝 30자책점), 77탈삼진, 19볼넷을 기록 중이다. 3개의 피홈런 밖에 허용하지 않았는데 안우진과 팀 동료 고영표(이상 2개)에 이어 가장 적은 피홈런 수치를 기록 중이다.
2020년 신인으로 당차게 마운드에 올랐던 그는 이제는 관록과 여유, 경험이 쌓였다. 주무기 투심의 구속도 140km 초중반대에서 최고 150km 초반까지 끌어 올리며 성장했다.
하지만 2020년 신인왕을 차지하고도 그는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0년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여파로 1년 연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소형준의 페이스는 썩 좋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이 발표됐던 지난해 6월 16일 기준, 소형준의 성적은 10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44에 불과했다. 신인왕 시즌에 비해 임팩트가 떨어졌고 결국 명단에 들지 못했다.
점점 페이스가 좋아지던 시기도 있었지만 끝내 자신을 어필하는데 실패했다. 소형준은 한때 취재진과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을 향한 의지와 의욕 모두가 있다. 이전까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남은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저를 필요하다고 하시면 올림픽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뉘앙스가 강했다. 당시 소형준은 너무 조심스러워하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하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다는 후문.
하지만 1년이 지나고 한층 더 성숙해진 소형준은 자신을 어필하는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가대표에 대한 열망을 당당하고 당차게 말했다. 9일 롯데전이 끝나고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없어진 게 아니라 대회가 내년으로 일단 연기된 것이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있어서 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WBC에 가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생각하면서 마운드에서 던지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당당하게 말한다. 그럴만한 성적과 자격이 있다. KBO 허구연 총재는 WBC 대표팀 최정예 구성을 공언한 바 있다. 현재까지는, 최정예 대표팀 명단에 소형준의 이름은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