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투수 라이언 버(28)는 지난달 1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버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방출 전 어깨 수술을 결정한 뒤였기 때문이다.
버는 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수술 결정 및 방출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전 소속팀 화이트삭스에 대한 섭섭함이 없지 않았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어깨 통증을 느낀 버는 부상자 명단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4월30일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돼 빅리그에 올라왔지만 8경기(9이닝)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6.00에 그친 뒤 5월21일 트리플A 샬럿 나이츠로 내려갔다.
트리플A에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버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지난달 6일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이 찢어진 것을 확인했다. 코르티손 주사를 맞으며 버텼지만 더 이상 참고 던지기 어려울 만큼 상태가 악화됐다.
그는 “어깨에서 오는 육체적인 영향보다 100%가 될 수 없는 정신적인 영향이 더 컸다. 통증을 감수하며 매일 출근하는 게 정신적으로 지쳤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었다”며 “몇 명의 의사와 가족들, 친한 동료들과 상담한 끝에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수술 결정을 한 바로 다음날 화이트삭스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버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당황하기도 했고, 마음이 아팠다.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며 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수술을 하게 된 것에 아쉬운 심경을 나타냈다.
‘NBC스포츠 시카고’에 따르면 화이트삭스 구단은 ‘버의 방출은 그의 올해 연봉이나 수술 및 재활 치료와 아무런 영향이 없다. 비용은 구단이 계속 부담하고 있다’며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있던 투수 랜스 린이 40인 로스터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비용 문제를 떠나 선수 입장에선 소속팀 없이 개인적으로 수술과 재활을 해야 하는 것에 설움을 느낄 수 있다. 다행히 버는 지난달 18일 어깨 관절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그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었지만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시카고에서 보낸 시간도 감사하다. 항상 잘하진 못했지만 매 순간이 정말 좋았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팀 동료, 코치, 클럽하우스 직원들과 함께해 영광이었고, 추억을 평생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버는 “나 아직 안 끝났다. 2023년에 보자”며 재활 후 성공적인 복귀를 자신했다. 지난 2018년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버는 4시즌 통산 66경기(75이닝) 4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4.08 탈삼진 66개를 기록한 불펜투수로 커터가 주무기. 현재 FA 신분인 버는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이 가능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