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오승환(40·삼성)에게도 이런 날이 있다. 두 번 연속 밀어내기 포함 3연속 볼넷으로 제구가 흔들리며 4점 리드를 날렸다. 삼성도 5년 만에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오승환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 8회 구원등판했다. 9-5로 4점차 앞서있지만 2사 1,2루로 세이브 조건이 되는 상황. 7연패 중이던 삼성은 오승환을 조기 투입했다. 오승환에겐 지난달 25일 대전 한화전 이후 14일, 11경기 세이브 기회였다.
그러나 첫 타자 김성현에게 5구 만에 볼넷을 내주며 만루가 됐다. 이어 추신수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포수 김태군이 마운드에 한 차례 방문해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 하지만 7구 승부 끝에 추신수에게 볼넷을 주며 밀어내기로 3루 주자를 홈에 들여보냈다.
다음 타자 최지훈에겐 1~3구 연속 볼.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지만 6구째 슬라이더가 존을 벗어나면서 또 한 번 밀어내기 볼넷이 나왔다. 오승환답지 않게 두 번 연속 밀어내기 포함 3연속 볼넷으로 자멸했다. 김성현-추신수-최지훈을 상대로 던진 18구 중 스트라이크는 6개뿐. 볼이 12개로 두 배였다.
오승환이 한 경기에 볼넷 3개를 허용한 것은 지난 2009년 4월4일 대구 LG전 이후 13년3개월4일, 일수로는 4844일 만이었다. 이날 전까지 올해 30경기 중 볼넷을 내준 게 7경기로 전부 1개였다. 31이닝 7볼넷으로 9이닝당 2.03개에 불과하지만 이날은 뭐에 홀렸는지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3연속 볼넷 허용 후 결정타까지 맞았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박성한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내줬다. 순식간에 9-10으로 스코어가 뒤집혔고, 오승환은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 타선이 8회 안주형의 희생플라이로 10-10 재동점을 만들었고, 패전 요건을 면한 오승환은 9회를 공 10개로 삼자범퇴f로 막았다. 1⅓이닝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61에서 3.34로 크게 치솟았다.
삼성은 그러나 10회 장필준이 한유섬에게 결승 3타점 2루타를 맞고 무너지면서 10-13으로 패했다. 지난달 30일 대구 KT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8'까지 이어졌다. 삼성의 8연패는 지난 2017년 4월19일 잠실 두산전부터 4월28일 대구 SK전 이후 5년2개월10일, 일수로는 1898일 만이다. 삼성의 역대 팀 최다 연패는 10연패로 지난 2004년 5월5일 대구(시민) 현대전부터 5월18일 대구(시민) KIA전까지 기록한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