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 물러설 줄 아는 '대형준', 이렇게 성장했다 [오!쎈 수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09 22: 25

한뼘 더 성장해서 자기 자신을 뛰어넘을 준비를 마쳤다. KT 위즈 소형준(21)이 올 시즌 토종 선발로는 첫 10승을 수확했다. 이제는 ‘대형준’의 역사를 쓸 차례. KT 토종 선발 최다승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2020년의 ‘소형준’ 자기 자신을 뛰어넘을 준비를 마쳤다.
소형준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7구 7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3-1 신승을 이끌었다. 소형준은 이로써 시즌 10승(2패)째를 수확했다. 
LG 케이시 켈리(11승), SSG 윌머 폰트(10승)에 이어 올해 10승에 도달한 리그 3번째 선수가 됐고 토종 선발로는 처음 10승 반열에 올라섰다. 김광현(SSG), 안우진(키움⋅이상 9승) 등 올해 역대급 페이스의 토종 선발들을 제치고 소형준이 10승의 첫 발자국을 찍었다.

9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4회초를 마친 KT 선발 소형준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2.07.09 / rumi@osen.co.kr

최근 소형준의 페이스는 굉장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고. 3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1.98(27⅓이닝 6자책점)에 불과했다. 
최근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최고 150km까지 나온 투심 33개과 최고 147km까지 찍은 커터 30개의 조화가 롯데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변화무쌍한 패스트볼로 10개의 땅볼을 유도했다. 체인지업 14개, 커브 10개도 더해졌다.
6이닝을 던지면서 삼자범퇴 이닝은 3회 하나 뿐이었다. 하지만 적재적소에서 현명한 투구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4회 이호연에게 적시타를 맞은 것도 빗맞은 타구가 자신의 키를 훌쩍 넘어서는 빗맞은 타구로 이어졌기에 한 실점이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6이닝 1실점. 본인의 몫은 분명히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진을 믿어야 했다. 주권, 김민수,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소형준의 토종 선발 첫 10승을 지켜냈다. 
경기 후 소형준은 "계속 던지게 되다 보니까 10승에 대한 욕심이 나긴 했는데 시즌이 많이 남았고 1승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서 승리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면서 "전반기를 마무리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서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던 것 같다"라고 10승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다. 야수 선배님들이 수비와 공격에서 도와주고 불펜 형들도 잘 막아줘서 달성할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소형준의 올 시즌 경기 당 평균 투구수는 94.3개. 6회를 마무리 지었을 때 투구수는 87개였다. 충분히 1이닝은 더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형준은 7회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주권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팀과 자기 자신을 위해 물러설 줄도 알았다. 무조건 정면승부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을 소형준은 알고 있었다. 7회 첫 타자였던 DJ 피터스와의 좋지 않은 상성을 생각했다. 그는 "저번 롯데전 등판에서 피터스 선수한테도 홈런을 맞았던 기억이 있었고 오늘 경기에서도 타이밍이 괜찮다고 느껴졌다"라면서 "그래서 투수코치님이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보시길래 제가 그만 던지겠다고 말씀드렸다. 요즘 불펜 형들도 많이 좋기 때문에 그게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소형준은 신인왕을 받았던 2020년, 자신이 세운 구단 토종 최다승(13승) 기록을 뛰어넘을 기회도 잡았다. 그는 "전반기 때처럼 후반기에도 잘 준비해서 던지면 최다승 기록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제가 나가는 경기에서 제 할 일만 생각하고 던지면 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