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왜 잡냐고요".
KIA 타이거즈 중견수 김호령에게 2루타를 빼앗긴 한화 내야수 하주석이 하소연을 했다. 동시에 4명의 후배들에게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김호령은 지난 8일 한화와의 광주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초 2사 1,3루에서 하주석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치타처럼 쫓아가 잡았다. 방망이에 맞는 순간 본능적으로 타구를 향해 뛰어가 글러브를 뻗어 잡아냈다. 빠졌으면 5-5 동점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KIA는 8연패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동점 2루타로 생각한 한화 벤치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당사자인 하주석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를 마치고 외야에서 뛰어오는 김호령에게 "그런 공을 왜 잡았냐요"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김호령은 9일 한화와의 경기에 앞서 "타구를 쫓아가면서 슬라이딩을 해야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슬라이딩 타구가 아니었다. 끝에서 볼이 흔들려 힘들었지만 집중해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리, 해영이, 도영이, 승택이가 모두 고맙다고 했다"며 웃었다.
이의리는 승리를 안았고, 정해영은 블론세이브 위기를 벗어났다. 김도영은 첫 타자를 자신의 실책으로 내보냈다. 한승택은 타구를 맞은 포수였으니 김호령의 호수비가 그렇게 고마울 수 밖에 없었다.
김종국 감독은 한술 더 떴다. "그 정도면 호령이에게 쉬운 타구 아닌가요?"라며 웃었다. 이어 "스타트가 좋고, 쫓아가는 것이 좋았다. 타구가 어디에 떨어지는 것을 알고 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런 플레이를 해주면 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