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는 재미를 알았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0)가 두 번 연속 4일 간격 등판인데도 오히려 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경기에 등판해 7이닝동안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7회말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면서 시즌 5승을 챙겼다.
3회까지 퍼펙트 투구였다. 그러나 4회 선두타자 터크먼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후 정은원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김인환을 상대로 볼카운트 2-0에서 몸쪽 높은 실투가 되며 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4회를 제외하고는 6이닝은 노히트 투구였다. 그만큼 빼어난 구위를 보였다.
더욱이 2경기 연속 4일 간격 등판인데도 오히려 구위가 좋아졌다. 6월28일 키움전 5⅔이닝 5실점 이후 나흘을 쉬고 7월3일 SSG(인천)전에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패전을 안았지만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위력을 보였다. 이번에도 나흘간격으로 등판해 호투했다. 150km짜리 공을 연신 뿌렸다.
경기후 이의리는 "팀의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 4일 휴식 후 등판을 2경기 연속으로 했는데 따로 준비한 것은 없었다. 선발 날짜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잘 했다. 앞선 SSG전 부터 홈런 2개를 맞았지만 야구가 재미있어졌다. 계속 던지고 싶었다. 부담은 없었다. 던지는게 재미있다"며 웃었다.
최고 150km까지 찍는 등 오히려 구속이 빨라졌다. 주력 주종의 다양성도 보였다. 변화구 가운데 커브(24개)를 가장 많이 던졌다. 체인지업은 15개, 슬라이더는 3개만 구사했다. 완급조절용 커브가 제대로 먹히면서 속구와 어우러졌고 이것이 호투의 비결이 되었다. "커브가 좋았다. 작년부터 형들이 커브 좋은데 왜 안쓰냐고 하셨다. 올해는 던지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직구의 힘이 확실히 좋아졌다. "구속이 올라가는데 세게세게 던지니까 그런 것 같다. 5월에는 나도 모르게 완급 조절하려다 밸런스 안맞았다. 세게 던지면서 구속이 나왔다. 동원 선배님이 전력으로 던지라고 주문하셨다. '전력으로 던져 안타 맞는게 몇개냐' 질문을 하셨다"며 웃었다.
숙제도 있었다. 4회처럼 잘 던지다 위기에서 흔들리며 실점을 하는 패턴이다. 이의리는 "작년보다는 전체적으로 괜찮아졌는데 피홈런이 아쉽다. 지난 등판에서 계속 한번씩 찾아오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점을 개선하겠다. 피홈런도 작년에 비해 많은데, 홈런을 맞지 않을순 없지만 위기 상황에서 덜 맞는 투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