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타자가 달라졌다, 3할 타율 대신 30홈런..."두 마리 토끼는 못 잡는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7.09 05: 29

 LG 트윈스 김현수(34)이 서른 중반에 타격의 방향을 바꿨다. ‘타격 기계’였던 그는 ‘거포’를 지향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욕심을 내면 모두 놓칠 수 있다. 김현수는 타율 보다 홈런, 장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현수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3점 홈런 2방을 터뜨렸다. 1-1 동점인 3회 2사 1,2루에서 최원준 상대로 우월 3점 홈런(시즌 17호)을 쏘아올렸다.  김현수는 7회도 2사 1,2루에서  좌완 이현승의 포크볼을 공략해 우월 3점 홈런(시즌 18호)을 터뜨렸다.
최근 홈런포가 심상찮다. 지난 5~6일 삼성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쳤고, 이날은 한 경기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4경기 4홈런. 홈런 1위 KT 박병호(27개)와 9개 차이, 2위 자리는 굳건하다.

 8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2루 LG 김현수가 우월 스리런 홈런을 날린 뒤 박해민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현수는 3회에도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2022.07.08 /cej@osen.co.kr

김현수는 지난 겨울 개인 훈련 기간에 은퇴한 김동욱이 운영하는 레슨장을 찾아갔다. 최근 은퇴한 전민수의 계속해서 권유했다고. 어깨가 일찍 열리는 단점을 보완하는 등 타격의 정확한 틀을 잡았다고 한다.
김현수는 "배트 헤드를 좀 더 빨리 내서, 공을 정확히 맞히려고 한다. 강한 타구를 날리려고 노력하면서 좋은 타구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지난해와는 조금 달라진 기술적인 부분을 말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17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는 80경기째 18홈런으로 작년 기록을 넘어섰다. 개인 통산 6번째 20홈런 고지가 눈앞이다.
홈런이 많아졌고, 2루타도 늘어나 장타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장타율 .435에서 올해 .516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통산 타율 3할1푼7리인 김현수의 올 시즌 타율은 2할8푼6리다. 다소 부진했던 지난해 타율 2할8푼5리와 비슷하다. 지난해 타율은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장타력을 얻었지만, 타격의 정교함은 잃은 셈이다. 김현수는 “두 마리 토끼는 못 잡는다. 한 마리라도 잘 잡는 게 지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할은 기본인 ‘타격 기계’보다는 홈런 타자의 방향이 만족스러울까. 김현수는 “어떤 방향이 만족스럽다는 것은 없다. 다만 팀이 원하는 방향이면 이 방향이 낫지 않을까 생각은 한다”며 "개인적으로 지금 방향(타율 대신 장타력)으로 갔을 때 좀 더 시너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내 앞에 잘 치는 타자들이 워낙 많다. (홍)창기도 오면 3할 타자들이 많아지고, 출루율 높은 타자들이 많아진다. 이렇게 한 번씩 장타를 때리면 이게 더 팀적으로 보면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창기가 복사근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박해민-문성주의 새로운 테이블세터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LG는 팀 타율 1위로 공격력이 좋아졌다. 중심타자인 김현수가 찬스에서 한 번씩 장타로 타점을 쓸어담는다면 이상적이다. 뒤에 4번 채은성도 있다.
김현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두산에서 우승했던 2015년 28홈런이다. LG 유니폼을 입고서는 2020년 22홈런이 가장 많은 숫자. 김현수는 “병호 형과의 홈런레이스는 못 따라간다. 나는 내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노리고, 그 이상을 치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28홈런을 넘어서 개인 통산 최다 홈런을 기록한다면, LG의 우승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