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번트 사인도 안낸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최근 빅볼의 참맛을 즐기고 있다. 타선이 펑펑 터지면서 작전야구를 사실상 중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감독이 가장 원하는 야구의 진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감독은 "올해는 작년과 다르다. 빅볼이 되고 있다. 편하다. 작전도 안낸다. 요즘 보내기 번트를 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조용호가 2루타를 치면 무조건 번트를 댔다. 그러나 타자들이 알아서 득점을 올리며 빅볼이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KT는 6월 초 8위였지만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 주부터 타선이 폭발했다. 6월28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6일 광주 KIA전까지 7경기에서 61점을 뽑아냈다. 경기당 8점 이상이다. 안타도 88개나 터트렸다. 타선이 아주 제대로 터지고 있는 것이다.
중심에 박병호, 강성우, 황재균으로 이어지는 '박장균' 라인이 자리하고 있다. 4번타자 박병호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 7홈런, 16타점, 16득점을 올리고 있다. 장성우는 타율 3할4푼1리,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황재균이 더 뜨겁다. 무려 5할1푼4리, 2홈런, 14타점을 올리고 있다. 1~5번이 만드는 찬스가 박병호와 장성우를 거쳐 황재균에서 대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감독이 한 점을 빼내기 위해 번트와 히트앤드런 등 짜내는 작전이 필요없다.
이 감독은 "병호가 중심이 되면서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성우와 재균이가 뒤에서 잘해주니까 타선이 강하다. 나는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지금은 투수만 신경쓰고 있다. 올해 병호가 오면서 작전야구 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즌 초반은 이겨야해서 번트도 많았지만 지금은 번트는 물론 히트앤드런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빅볼이 가져온 또 하나의 효과는 주력 불펜투수의 휴식이었다. 이 감독은 "박빙의 경기에서는 주권과 김민수가 많이 나갔다. 이제는 타자들이 큰 것을 많이 쳐주니까 두 선수가 쉬면서 컨디션을 올릴 수 있다. 대신 이채호 등 젊은 투수들이 나갈 수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