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시한부 신인이 강력한 신인왕 후보…SSG 대권 퍼즐 자체를 바꿨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08 13: 48

SSG 랜더스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올스타 휴식기 직전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면서 대권을 향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1군에서 열흘 시한부로 여겨졌던 신인 선수가 신인왕에 도전하는 위치까지 올라서면서 SSG의 대권 퍼즐 자체를 바꿔버렸다.
SSG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선수 교체 소식을 전했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을 퇴출하고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적 있는 후안 라가레스(33)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총액 49만5000달러(연봉 40만 달러, 인센티브 9만5000달러).
크론의 퇴출은 기정사실이었다. 일방 장타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타자였지만 정확도에서 심각한 결점을 보였다. 11개의 홈런을 쳤지만 타율 2할2푼2리(243타수 54안타)에 불과했고 출루 능력도 낙제점이었다. 68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얻어낸 볼넷은 9개에 불과했다. OPS는 .675에 그쳤고 득점권 타율도 1할5푼8리에 그쳤다. 결국 지난 6월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전력 외 취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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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사이 크론을 대체하려고 했던 선수가 없었다면 크론의 대체 외국인 선수의 유형도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크론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선수가 나타났다. 2020년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3년차 중고신인 전의산(22)이 크론을 완전히 잊혀지게 만들었다. 크론과 맞바꿔서 1군에 올라올 당시 김원형 감독은 “크론은 기본적으로 열흘이 지나면 콜업을 할 예정”이라면서도 “하지만 만약에 (전)의산이가 잘하면 길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 일이 현실이 됐다. 전의산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로 1군에 순조롭게 적응했다. 1군 레벨의 변화구도 곧잘 참아내면서 자신만의 과감한 스윙을 펼쳤다. 결국 크론은 2군에서 좀 더 머물다가 1군에 올라왔지만 이후 신분은 대타에 불과했고 전의산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1군 데뷔 극초반에 비하면 스탯이 살짝 떨어졌다. 하지만 23경기 타율 3할2푼9리(76타수 25안타) 5홈런 20타점 OPS 1.051의 성적도 충분히 훌륭한 수치다. 특히 득점권에서 극강의 면모(22타수 11안타, 타율 .500)를 과시하면서 최정, 한유섬에게 쏠리던 한 방과 해결사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제는 전의산의 위치는 시한부 신인에서 신인왕 강력 후보군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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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의산이 1루에서 거포의 포지션을 차지하면서 크론의 대체 외국인 선수 유형도 달라졌다. 지난 2년 간 롯데에서 ‘탈KBO급’ 수비력을 과시했던 딕슨 마차도도 후보로 꼽히는 등 센터라인 내야를 보강하려고도 했다. 그래도 유격수 박성한이 버티고 있고 2루에도 최주환, 최경모, 김성현 등 자원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외야진이 다소 빈약했다. 중견수 최지훈, 우익수 한유섬은 굳건하다. 하지만 불혹의 김강민의 컨디션이 예전만 하지 못하고 오태곤, 최상민, 하재훈, 오준혁, 이정범 등의 외야진은 고만고만한 능력을 보여줬다. 공수에서 다른 팀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었다. 외야진 고민도 할 수밖에 없었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라가레스라는 선택지에 다다르게 했다.
SSG 류선규 단장은 “공격력 보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대체 자원을 탐색했다. 전의산이 좋은 모습을 보여 외야수 보강을 우선적으로 리스트업 했다. 그러던 중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던 후안 라가레스 선수가 소속팀에서 FA신분으로 풀린 것을 확인하여 즉시 영입을 시도했다. 우타 외야 자원에 수비까지 되는 선수라 우리 팀이 찾고 있는 대상과 적합했다고 생각했고, 적절한 타이밍에 계약에 이르렀다”라고 라가레스의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뉴욕 메츠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외야 부문 골드글러브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수비력은 인정 받았다. 통산 10시즌 디펜시브런세이브(DRS)는 81에 달한다. 수비력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없다.  공격력에서도 컨택 능력과 변화구 대처가 관건이지만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준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만큼 크론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류 단장은 “공격, 수비, 주루 능력에서 모두 우수한 능력을 가진 외야 멀티자원이다. 타격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코어의 힘을 활용한 빠른 스윙 스피드를 가진 중장거리형 타자다. 직구 컨택능력과 좌투수와의 기록 등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으로, KBO리그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히며 라가레스의 활약을 기대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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