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프, 너는 괜찮을거야.”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인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다린 러프(36).
2020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하며 2시즌 동안 준주전급 멤버로서 쏠쏠하게 활약했다. 지난해 117경기 타율 2할7푼1리(262타수 71안타) 16홈런 43타점 OPS .904의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OPS+(조정OPS)는 142로 리그 평균(100)보다 42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정된 기회에서도 생산력은 수준급이었다.
그 결과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선수였지만 2+1년 625만 달러의 계약에 성공하면서 KBO리그 유턴파 선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게이브 케플러 감독과의 궁합도 잘 맞았다. 적재적소에 좌투수 상대로 선발로 나서거나 경기 후반 대타로 기용하면서 러프의 활용도를 극대화 시켰다. 지난해 케플러 감독은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떠오르는 사령탑의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러프는 부진을 거듭했다. 71경기 타율 2할2푼6리(221타수 50안타) 7홈런 30타점 OPS .700을 기록 중이다. 이전보다 기회를 더 많이 받고 있지만 누적 및 비율 수치는 하락했다. 리그 평균을 상회하던 OPS+도 평균 이하인 98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케플러 감독은 러프를 향한 믿음과 신뢰는 굳건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러프는 비로소 믿음에 보답했다.
러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 5-5로 맞선 8회초 무사 1루에서 라몬테 웨이드의 대타로 등장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팀의 7-5 승리를 이끄는 결승포였다.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전하는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지난 7일, ‘러프가 대타 홈런으로 게이브 케플러 감독에게 보답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케플러 감독은 지난 몇달 동안 러프의 계속 화제의 중심으로 꺼냈다. 지난 주에도 ‘러프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대화 속에 언급하면서 직원들에게 코칭스태프들에게 얼마나 인내심을 가질 것인지 주지시켰다. 케플러 감독도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케플러 감독은 “러프는 좋은 타자다. 오랜 시간 침묵했다”라며 믿음을 잃지 않았다.
매체는 ‘러프는 여러 면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구축하려는 전력의 상징과도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전망이 좋지 않은 유망주였지만 한국에서 활약한 뒤 공격력을 끌어올려서 샌프란시스코로 왔다. 그는 엘리트 수준의 타자였고 구단은 믿음의 표시로 2년 보장 계약을 안겼다’라고 설명했다.
믿음의 결과는 결국 대타 홈런이었다. 지난해 케플러 감독은 작두 탄 용병술로 18개의 대타 홈런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날 러프가 친 홈런이 대타 홈런의 첫 번째였다.
케플러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지난해 대타로 전개됐던 상황과 비슷했다.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고 선수들 스스로를 믿는다는 증거”라면서 “이 특별한 상황, 러프는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스스로를 믿는다. 우리는 한 팀으로 이겼고 오늘밤 이 순간을 위해 모두가 잘 준비했다고 느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러프는 극적인 대타 홈런의 소감으로 “커브로 공격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운 좋게도 커브가 실투로 들어왔다. 잘 맞았다고 느꼈고 좋은 스윙을 했다”라고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