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이제야 돌아온 것일까. 두산 85억 내야수 허경민이 물오른 타격감을 앞세워 이틀 연속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무릎 부상을 털고 지난 5일 마침내 1군으로 돌아온 허경민. 약 3주 만에 밟은 1군 무대가 낯설었는지 복귀전이었던 5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그러나 85억 FA 타자에게 1군 적응까지 필요한 시간은 1경기면 충분했다. 이튿날 다시 홈에서 키움을 만나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로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1회 내야안타, 6회 중전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한 허경민은 0-2로 뒤진 7회 1사 만루서 등장해 1B-0S에서 키움 필승조 김태훈의 2구째 몸쪽 투심(145km)을 받아쳐 좌월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산을 5연패 늪에서 탈출시킨 귀중한 한방이었다. 이는 2018년 6월 24일 대구 삼성전 이후 무려 1473일 만에 나온 그의 커리어 3번째 그랜드슬램이기도 했다.
7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만난 사령탑은 허경민의 만루홈런 이야기가 나오자 제자를 한껏 치켜세웠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내야땅볼만 치지 않았으면 했다”라고 농담하며 “좋은 카운트에서 정말 과감하게 노렸다. 중요한 시점에서 큰 거를 해줬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 그는 이날도 그저 빛이었다. 또 한 번 강렬한 한 방으로 위기의 두산을 구해낸 것이다.
1회 좌전안타로 몸을 푼 허경민은 3회 유격수 야수선택을 거쳐 5회 천금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0-2로 뒤진 5회 1사 2, 3루서 등장,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슬라이더(134km)를 공략해 좌측 워닝트랙으로 향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허경민의 동점타로 분위기를 바꾼 두산은 내친 김에 호세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을 이뤄냈다. 이날의 결승타가 나온 순간이었다.
두산은 키움을 최종 4-2로 꺾고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두산이 2연승을 맛본 건 지난달 7일 잠실 한화전 이후 무려 30일만의 일.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틀 연속 빛으로 거듭난 허경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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