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고개를 숙였다.
1회에 이어 2회에도. 그리고 2회를 마친 뒤에는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고개를 다시 한 번 숙였다.
제구가 불안한 두산 곽빈이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11차전 경기.
5연패에 빠진 두산은 곽빈을 선발로 내세웠다. 반면 키움은 10연승을 노리고 있었다.
이날도 시작부터 곽빈의 제구가 흔들렸다.
키움 선두타자 김준완을 볼넷으로 내보낸 곽빈은 1사 2루에서 키움 이정후에 초구 136Km 슬라이더로 사구를 허용했다. 우측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낀 이정후는 3회 수비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2회에도 제구 불안은 계속됐다.
선두타자 이지영에 던진 2구째 149Km 직구가 왼쪽 손등을 강타했다. 상태를 체크한 이지영은 곧바로 교체됐다. 이어진 이주형은 스트레이트 볼넷. 1사 1,2루 김휘집에게도 몸에 맞는 볼.
곽빈의 들쑥날쑥 제구에 키움 타격왕과 주전 포수는 조기 교체돼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
이날 곽빈은 5⅔이닝 3피안타 7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물러났다. 제구력 난조로 위기를 자초했지만 삼진으로 위기를 지워냈다.
구속과 구위는 나무랄 데 없지만 여전히 아쉬운 제구력.
곽빈은 안정적인 선발로 거듭나고자 스프링캠프에서 제구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 8위까지 처진 두산. 올해는 작년의 미라클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14승을 챙긴 ‘25억 MVP’ 미란다는 교체를 결정했고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수행중인 스탁 역시 압도적이지 않다.
꾸준한 최원준, 반등에 성공한 이영하. 키는 곽빈으로 보인다.
토종 선발 3인방에 기대야 하는 현실에서 곽빈의 제구가 잡혀야 순위 싸움에 힘을 얻을 수 있다.
그토록 바라는 제구만 잡힌다면.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