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득점이 나지 않았다. 승리와 패배의 갈림길에 있던 한화 투수 장시환(35)의 연패가 결국 '15'로 불어났다. 고(故) 장명부의 37년 전 기록까지 소환했다.
장시환은 지난 6일 대전 NC전에서 3-3으로 맞선 9회 등판했으나 양의지에게 결승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한화가 3-4로 패하면서 시즌 2패째를 안은 장시환은 지난 2020년 9월27일 대전 NC전을 시작으로 개인 15연패 늪에 빠졌다.
장시환에겐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9회 2사 2루에서 나온 양의지의 결승 2루타는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뜬공으로 잡힐 수도 있었다. 하지만 2루 주자의 홈 득점을 막기 위해 외야 수비를 앞으로 당겼고, 양의지의 타구는 우익수 이진영의 키를 넘어갔다.
그래도 연패를 끊을 기회는 또 있었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한화는 이진영의 안타에 이어 노수광, 정은원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 역전 끝내기가 나오면 장시환은 구원승으로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4번타자 김인환이 NC 마무리투수 이용찬의 5연속 포크볼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잔루 만루로 경기가 끝나면서 1점차를 극복하지 못했고, 장시환은 결국 15연패 늪에 빠졌다.
장시환은 전날(5일) NC전에서도 0-0으로 맞선 9회 올라왔다. 실점 없이 9회초를 마쳤고, 한화가 9회말 공격에서 끝내기 점수를 올리면 승리투수가 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삼자범퇴로 맥없이 물러나면서 장시환의 연패 탈출도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발로 13연패를 당한 장시환은 올해 구원으로 보직을 바꿨지만 승리 없이 2패를 더했다. 마무리 자리를 꿰차 1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하고 있지만 여전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장시환의 15연패는 지난 1985년 청보 장명부와 함께 KBO리그 역대 투수 최다 연패 공동 3위 기록. 2009~2011년 LG-넥센에서 뛰었던 심수창의 18연패가 역대 최다 기록이고, 1987~1991년 롯데에 몸담은 김종석의 16연패가 그 다음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