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6연패 위기…85억 FA 천금 만루포, 쓰러져가는 두산을 구하다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06 21: 30

85억 내야수 허경민이 쓰러져가는 두산 왕조를 만루홈런 한방으로 구해냈다.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11번째 맞대결.
경기를 앞두고 두산 벤치 분위기는 밝지 못했다. 전날 다 이긴 경기를 실책 하나로 놓치며 5연패에 빠졌기 때문. 5일 잠실에서 키움을 만나 2-1로 앞선 채 9회를 맞이했지만 2사 만루 위기에서 이정후의 땅볼타구를 잡은 강승호가 1루 악송구를 범하며 결국 3-4 충격 역전패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시간 대전에서 NC가 한화를 꺾으며 9위 NC에 1.5경기 차 압박을 받는 8위 신세가 됐다.

7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 허경민이 역전 만루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2.07.06 /jpnews@osen.co.kr

이날 경기 전망도 어두웠던 게 사실이었다. 키움은 전날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안우진에 이어 이날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선발로 예고했다. 예상대로 두산 타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회와 2회 무사 1루, 4회 1사 2루, 6회 2사 1, 2루 등 숱한 기회에서 후속타가 번번이 불발됐다. 선발 곽빈은 초반 제구 난조를 딛고 5⅔이닝 3피안타 7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했지만 2점을 내주며 줄곧 끌려가는 경기를 치렀다.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7회 선두 김재호가 요키시를 상대로 2루타로 물꼬를 튼 뒤 후속 박계범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다. 요키시를 강판시키는 출루였다. 이후 장승현이 바뀐 투수 김태훈에게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김대한 대신 타석에 들어선 박세혁은 사구 투혼으로 1루에 출루한 뒤 대주자 양찬열과 교체됐다.
1사 만루 절호의 찬스에서 등장한 타자는 전날 부상에서 돌아온 ‘85억 FA’ 허경민. 이날 멀티히트로 타격감이 좋았던 그는 김태훈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투심(145km)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2018년 6월 24일 대구 삼성전 이후 1473일 만에 만루홈런을 신고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은 것이다.
두산은 이날 패할 경우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5년 9월 12일 잠실 KT전 이후 무려 2489일 만에 6연패에 빠질 뻔 했다. 7회초까지만 해도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허경민의 귀중한 한 방에 힘입어 키움을 5-2로 꺾고 5연패를 끊어냈다. 쓰러져가던 두산 왕조가 기사회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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