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A 다저스의 9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저지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에이스는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내며 선수단에 각성을 요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8로 패하며 5연패 늪에 빠졌다. 최근 14경기에서 3승11패로 부진을 거듭하며 40승38패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지구 1위 다저스(50승29패)와 격차가 9.5경기로 벌어졌다.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47승35패)에도 5경기 열세.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도 안심할 수 없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확대돼 와일드카드가 3장으로 늘었지만 NL 와일드카드 커트라인인 3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44승37패)에 2.5경기 차이로 뒤져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4400만 달러 FA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 좌완 투수 카를로스 로돈(30)도 실망감을 나타냈다. 로돈은 올 시즌 16경기(91이닝)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2.87 탈삼진 112개를 기록하며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5일 애리조나전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2회 무사 1루에서 희생 번트 처리 이후 1루수 윌머 플로레스가 3루로 뛰는 주자를 잡기 위해 던진 송구가 빗나가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계속된 2사 1루에선 상대 도루 때 포수 커트 카살리의 2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추가 실점이 나왔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로돈은 “우리는 진짜 형편없는 야구를 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뭔가 변화를 주기 전까지 어떤 결과도 낼 수 없을 것이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어 로돈은 “조금 더 불같이 플레이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열정을 주문한 뒤 “확실히 실망스럽다. 우리 모두 더 나은 경기를 하고, 다른 결과를 내고 싶어 한다. 난 종종 좌절감을 표현하는 성향인데 그것이 필요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다. 지금은 뭔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전날 팀의 에너지 부족을 지적했다. 자주 지다 보니 무기력한 모습이 팀 내에 전염되고 있다. 캐플러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따로 열지 않았지만 월요일마다 갖는 타자들과 정기적 미팅을 통해 선수마다 타석에서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캐플러 감독은 “상황을 빠르게 바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매일 부지런하게 준비해야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더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다”며 베테랑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의 복귀가 팀에 새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왼쪽 무릎 염증으로 지난달 27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크로포드는 6일 애리조나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