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타자, 박용택 은퇴식 보며 아내 떠올린 사연... [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07.06 08: 18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에게 ‘박용택 은퇴식’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대호는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마지막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잘하는 선수도 많고 젊은 선수들 많으니까 솔직히 기대는 안 했다. 그런데 은퇴하는 걸 알아주시고 이렇게 많이 뽑아주신 듯하다. 야구장에서 20년 넘게 있었다. 팬 투표로 뽑힌다는 건 영광이다. 진짜 너무 좋다. 나는 매우 소심한 사람이다. 인터뷰 통해 감사 인사 잘 전해주면 좋겠다. 마음은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6회초 롯데 이대호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2.07.05 / soul1014@osen.co.kr

KBO는 지난 4일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 ‘베스트12’를 발표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는 지명타자 부문에서 선두에 오르며 개인 통산 10번째 올스타 베스트12에 선정됐다.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 베스트12에 오른 바 있는 이대호는 2018년 올스타 베스트12로 선정된 이후 4년만에 합류하게 됐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준비하다보니 최근 박용택 은퇴식도 떠올랐다.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용택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대호도 있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주말 3연전은 LG와 롯데 시리즈였다.
이대호는 “눈물 나더라. 조금만 있으면 내가 그렇게(은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타석에서 자꾸 눈물이 나서 병살타를 쳤다”고 농담으로 웃으면서도 “마음이 좀 그랬다. ‘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식만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한 이대호에게는 남 일이 아니었다. 이대호는 “용택이 형 형수님이 꽃다발을 주면서 안아주시는데 괜히 또 내 아내 생각이 났다. 내 은퇴식때도 아내가 와서 저렇게 울지 않을까 생각하다보니 마음이 슬펐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한 경기 한 경기 하다보면, 경기수가 줄어들고 그만둬야 생각하니까 마음적으로 좋지는 않다. 다들 아시지 않나. 한 직장에서 20년 일하다 나가면... (울적하다)"고 말했다. 아쉬운 마음도 엿보였다.
하지만 그는 은퇴 번복은 없었다. 다만 경기를 치를 수록 그에게 다가오는 은퇴의 시간을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욱 은퇴 시즌에 올스타로 뽑아준 팬들에게 거듭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대호는 “10번째다. 많이 했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많이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