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을 저지시킨,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훌리오 로드리게스(22⋅시애틀 매리너스)가 122년 만에 역사적인 기록을 쓰는 괴물 신인으로 거듭났다.
로드리게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회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홈런 포함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2018년 만 18세의 나이로 시애틀과 계약한 로드리게스는 마이너리그 레벨을 평정하면서 구단 최고 유망주로 등극했다. 지난해 더블A에서는 46경기 타율 3할6푼2리 7홈런 26타점 OPS 1.007의 성적을 기록, 메이저리그 데뷔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에 뽑혀서 한국과도 맞붙었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을 만나서 당시 선발 투수였던 김민우(한화)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초반 한국을 고전하게 만들었다다. 결국 한국은 악전고투를 했지만 6-10으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한국과 김민우를 울렸던 로드리게스에게 올림픽 무대는 좁았다. 아마추어 유망주를 다루는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는 ‘5~10년 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함께 메이저리그 간판이 될 선수다. 좀처럼 보기 힘든 수준의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슈퍼스타가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로드리게스는 슈퍼스타의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과거 구단 레전드들을 소환하고 122년 만에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괴물 신인으로 거듭났다.
이날 샌디에이고전 홈런으로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5리(305타수 84안타) 15홈런 43타점 47득점 20도루 OPS .824를 기록 중이다. 91개의 삼진을 당한 것이 흠이지만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단점을 커버하면서 기록을 쌓고 있다.
‘ESPN 스탯츠 & 인포’는 ‘1987년 데본 화이트 이후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15홈런, 15도루를 기록한 첫 번째 신인’이라고 소개했다. 시애틀 구단 역사도 소환시켰다. 루퍼트 존스(1979년),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 켄 그리피 주니어(1999년), 마이크 캐머론(2001년) 이후 올스타 휴식기 전 15홈런 15도루를 기록한 5번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시애틀에서 40홈런, 40도루를 달성하며 호타준족의 대명사가 된 선수다. 그리피 주니어는 시애틀 구단의 레전드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훌리오 로드리게스다.
아울러 ‘MLB.com’의 사라 랭스 기자는 ’1900년 이후 첫 81경기에서 15홈런 20도루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라고 설명했다. 종전 기록은 1987년 엘리스 벅스의 82경기. 로드리게스보다 뒤에 있는 선수에는 1986년의 배리 본즈가 있다. 본즈는 이 기록을 90경기 만에 달성한 바 있다.
로드리게스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들 중 레전드급 선수들에게 붙는 별칭이 이미 붙고 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A-ROD⋅에이로드), 이반 로드리게스(I-ROD⋅아이로드)가 갖고 있던 별칭을 따라서 J-ROD로 불리고 있다.
괴물 신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훌리오 로드리게스는 데뷔 첫 해, 최고의 신인이자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