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타석 무안타 무볼넷 9삼진.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31·LA 에인절스)이 7연타석 삼진을 당하는 등 3연전 내내 맥을 못 추자 상대팀 선수도 충격을 받았다.
트라웃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11타석 9삼진의 굴욕을 맛봤다. 첫 날 3연타석 삼진을 시작으로 이튿날 3연속 3구 삼진 포함 4연타석 삼진을 더했다. 커리어 최초 7연타석 삼진으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3연전 마지막인 4일 경기에서도 트라웃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삼진이 아닌 두 타석도 내야 땅볼과 1루 팝플라이로 힘없는 타구만 생산했다.
트라웃의 침묵 속에 에인절스는 3연전에서 각각 1득점, 1득점, 2득점으로 총 4득점에 그치며 싹쓸이 패했다. 특히 4일 경기에선 9이닝 기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타이 20삼진을 당했다.
상대팀 선수도 트라웃의 모습이 낯설었던 모양이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휴스턴 포수 마틴 말도나도는 “트라웃과 1년 반 동안 뛰었는데 그렇게 많은 삼진을 당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충격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 2017~2018년 에인절스에서 1년 반을 뛰었던 말도나도는 “트라웃이 스윙할 때마다 아웃이 될 것 같았다. 우리로선 운이 좋았다. 트라웃이 안 좋은 시점에 잘 파고들었다”고 덧붙였다.
트라웃은 올 시즌 72경기 타율 2할7푼2리 70안타 23홈런 47타점 37볼넷 OPS .995로 여전히 정상급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타율 1할6푼7리 6안타 2홈런 4타점 OPS .730으로 페이스가 꺾였다. 트라웃은 3일 경기 후 “타격 스탠스가 일정하지 않고 자세가 나빠져 스윙이 늦다. 연습을 통해 하체부터 보완점을 찾겠다”며 자가 진단하기도 했다.
올 시즌 트라웃의 삼진율(29.5%)은 지난 2011년 데뷔 이후 가장 높다. 반면 볼넷율(12.4%)은 2014년(11.8%) 이후 가장 낮다. 선구안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 하지만 에인절스 감독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는 빌 하셀먼 포수코치는 “트라웃은 미래 명예의 전당 선수다. 원래 모습을 찾을 것이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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