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도 꼼짝 못하는 투수, 이래서 트레이드 못한다 "KBO 최고 구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7.05 11: 22

KBO리그의 대세이자 통산 타율 1위(.341)에 빛나는 이정후(24·키움)도 어려워하는 투수가 있다. 한화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27) 앞에선 이정후도 작아진다. 
이정후는 지난 1일, 3일 고척 한화전에서 김범수와 두 차례 승부를 벌였지만 각각 2루 땅볼,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3일 경기에선 라인드라이브로 타구의 질은 좋았지만 한화 좌익수 권광민에게 잡혔다. 
이로써 이정후는 김범수와 통산 맞대결에서 21타수 3안타로 상대 타율이 1할4푼3리까지 떨어졌다. 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1개가 있지만 삼진도 3개 당했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통산 20타석 이상 상대한 투수 39명 중 유일하게 타율 1할대에 묶여있다. 20타석 미만으로 넓히면 롯데에서 뛴 좌완 브룩스 레일리(탬파베이)에게 15타수 무안타로 철저하게 막혔다. 

6회말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 김범수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2.05.10 / dreamer@osen.co.kr

천하의 이정후도 꼼짝 못할 정도로 김범수는 아주 위력적인 공을 가졌다. 올 시즌 KBO리그 좌완 투수 중 가장 빠른 평균 148km 강속구를 뿌린다. 최고 구속은 153km.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올 시즌 39경기에서 35이닝을 던진 김범수는 3승4패15홀드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5월13일 대전 롯데전을 시작으로 최근 22경기에서 10홀드를 거두며 19⅔이닝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37로 갈수록 위력적이다. 
지난 2015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범수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고관절 부상과 제구 난조로 오랜 성장통을 겪었지만 워낙 매력적인 공을 가졌고, 김범수를 탐낸 구단이 많았다. 한화와 트레이드 협상을 하는 팀마다 김범수를 카드로 콕 집었다. 
6회말 한화 김범수가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2.07.01 /ksl0919@osen.co.kr
하지만 한화는 김범수를 트레이드 불가 자원으로 못박았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속에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했다. 수베로 감독은 “작년에 김범수를 처음 봤을 때부터 재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호세 로사도, 이동걸 투수코치와 함께 재능을 가공하는 과정이 있었고, 김범수도 잘 적응하고 있다”며 “좌우 투수를 통틀어 KBO리그 최상급 구위를 가진 투수다. 자신에게 믿음이 생기면서 직구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좌타자 상대로만 던지던 슬라이더를 이제는 우타자 상대로도 쓰고 있고, 커브처럼 느린 변화구까지 섞기 시작했다. 김범수는 “직구든 변화구든 존 근처로 던지려 하다 보니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 슬라이더를 우타자 상대 바깥으로 던지면서 좌우 넓게 활용하고 있다. 커브도 원래는 땅에 꽂히다 보니 잘 못 썼는데 이제는 꽂히든 말든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멀티 이닝이 많았지만 올해는 가급적 1이닝으로 제한하면서 순간 몰입도가 높아졌다. “최대한의 정신력을 끌어내 집중한다”는 김범수는 “시즌 전 홀드 15개가 목표였다. 15개에 성공하면 더 늘릴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키움전에서 15홀드째를 따낸 김범수는 지난 2011년 박정진이 기록한 한화 팀 역대 한 시즌 최다 16홀드도 눈앞에 뒀다.
한화 김범수가 역투하고 있다. 2022.05.13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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