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거인’은 과연 언제쯤 폭발할까.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가 점점 움츠러들고 있다. 2m2cm의 거구에서 호쾌한 장타는 구경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피터스는 이제 8번타순까지 내려갔다.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그러나 타율은 멘도사 라인에 가까워진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에서 뒤에서 3번째다.
피터스는 지난 2일 LG전에 8번타자로 나섰다. 올 시즌 8번에 배치된 것은 처음이었다. 서튼 감독은 피터스의 8번 타순 배치에 대해 “피터스가 조금 더 릴렉스 할 수 있도록 했다. 3~5번에서 치는 것보다 8번에서 치는 것이 좀 더 편안하고 부담감이 적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 피터스를 도와주기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피터스는 1~3일 LG와 3연전에서 9타수 4안타(타율 .444)를 때렸다. 표면적으로 타격이 살아난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1일 경기에서 선발 김윤식 상대로 때린 2루타를 제외한 나머지 안타 3개는 LG 수비의 실책성 내야 안타였다. 1일 LG전 8회 1사에서 정우영 상대로 1루쪽 빗맞은 땅볼을 때렸다. 투수가 달려가 잡으려다 놓치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2일 LG전에서는 우타자 피터스 상대로 LG 내야진은 2루수가 2루 베이스 옆으로 이동한 수비 시프트를 했다. 끌어당기는 3~2루 사이에 3명의 내야수가 서 있고, 1~2루 공간은 텅 비었다.
피터스는 5회와 6회 연달아 빗맞은 타구가 1루와 2루 사이 수비가 없는 텅 빈 공간으로 날아가 내야 안타가 됐다. 정상적인 수비라면 2루수 땅볼 아웃이 됐을 것이다.
3일 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회 선두타자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1-1 동점이 된 7회 2사 2루에서 우익수 직선타로 아웃됐다.
시즌 성적은 76경기에서 타율 2할2푼3리 12홈런 43타점 29득점 OPS .701이다. 피처스는 새로운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4월 타율 1할9푼1리로 부진했다. 5월 26경기에서 7홈런과 함께 타율 2할4푼5리로 조금씩 살아나는 듯 했으나, 6월에 타율 2할9리에 그치며 하락세였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2할1푼2리로 1할대에서 겨우 벗어났다.
또한 홈구장에서 41경기 타율 1할9푼1리(157타수 30안타) 3홈런 17타점으로 부진한 것도 걱정거리다.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 수비와 홈런(12개)을 기대할만 하지만, 5월까지 10홈런을 기록한 피터스는 이후 6월 1일과 6월 30일 홈런 2방을 추가했다.
롯데는 정훈, 전준우, 한동희 등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중심타선에 합류하면서 완전체 타선을 이루고 있다. 외국인 타자 피터스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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