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악몽 같은 한 주를 보냈다. KT와의 주중 3연전을 1승 2패로 마감한 삼성은 9위 NC에 이틀 연속 덜미를 잡혔다.
마운드 붕괴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주간 팀 평균자책점은 11.3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9위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5.54)의 2배가 넘는 수치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 가운데 원태인만 제 몫을 했다. 지난달 29일 대구 KT전에서 6이닝 1실점(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으로 시즌 4승 사냥에 성공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뷰캐넌은 지난달 30일 KT를 상대로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최소 이닝 및 최다 실점으로 5패째를 떠안았다. 3일 NC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수아레즈는 5이닝 4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계투진의 부진도 아쉬웠다. 2일 창원 NC전에서 선발 허윤동(3⅓이닝 7실점)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5명의 투수가 무려 10점을 내줬다. 3일 NC를 상대로 6-11 역전패를 당했다. 7회 3명의 투수가 나와서 4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타선 또한 마찬가지. 구자욱, 김지찬, 이원석, 김상수 등 주축 타자들이 빠졌다고 하지만 주간 팀타율 2할5푼6리로 주간 평균 팀타율(2할6푼2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김헌곤이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고 김태군도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선전했다. 리드오프 김현준 역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중심 타선은 힘이 되지 못했다. 호세 피렐라는 타율 2할7푼8리(18타수 5안타) 2타점 2득점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강민호(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와 오재일(타율 2할(15타수 3안타) 1타점)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허삼영 감독의 1군 엔트리 활용도 아쉬움을 남겼다. 1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허삼영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 후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이재현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한 물음에 좋은 보고를 받고 있지만 섣불리 콜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한 신인 선수가 자기 야구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급하다고 그 과정을 생략하고 당겨서 콜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허삼영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이재현이 1군 무대에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재현은 3일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좋을 때 올려서 써야 한다"는 게 허삼영 감독의 설명. 뭔가 앞뒤가 안 맞다.
주말 원정 3연전 마지막 날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주는 건 흔치 않다. 부상 선수가 발생해 어쩔 수 없이 선수 수급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허삼영 감독 스스로 성적 부진에 조급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선수단 운영의 방향성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다고 봐야 하나.
삼성은 오는 5일부터 1위 SSG와 3위 LG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불러들여 홈 6연전을 치른다. 상대 전적에서도 열세를 보인 만큼 힘겨운 한 주가 예상된다. 어쩌면 우천 취소가 최상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