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칠 수 있겠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준영은 그동안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기회만큼 성과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선수 본인도, 기회를 준 구단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해 후반기 주전 선수들이 대거 징계로 이탈한 뒤 경기를 꾸준하게 나서면서 잠재력을 재차 확인했고 올해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5월까지 타율 1할9푼6리 3홈런 10타점 OPS .614의 성적에 머물렀다. 결국 부상과 부진이 동시에 겹치면서 2군에서 한달여 동안 머물렀다. 그리고 2군에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고 지난 2일 콜업됐고 이틀간 3안타(1홈런) 3볼넷 5타점을 쓸어담았다. 변화를 확인한 유망주, 이제 정말 잠재력이 터질 것인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준영은 지난 2일 창원 삼성전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3일 경기에서는 5-5 동점이던 7회, 2사 만루에서 장필준의 148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기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경기 분위기를 기울게 만들었다. NC는 11-6 대승으로 2연승을 완성했다.
2군에서 타격 폼도 레그킥을 버리고 토탭 자세로 바꿨고, 변화구 대응력과 정확도를 키우기 위한 과정을 거쳤다. 덤으로 자신감까지 쌓아서 1군에 올라왔다. "결과보다는 과정, 더 간결하게"라는 모토를 갖고 콜업 후 2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장타와 출루 능력까지 따라왔다. 2경기 동안 볼넷은 3개, 삼진은 0개라는 점은 박준영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박준영은 "이제 2경기 했다. 감이 좋다기 보다는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고 타석 마다 좋은 타이밍으로 연결이 되더라. 그 감을 믿고 했던 것이 좋은 타구가 나왔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역전 2타점 2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볼 카운트도 유리했고 직구가 좋은 투수라서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더라도 타이밍이 늦었다. 그래서 방망이도 짧게 잡으면서 쳤는데 그러면서 힘이 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레그킥을 했으면 아예 늦었을 것이다. 토탭을 하고 쳐도 힘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큰 차이를 못 느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타격폼 변화의 체감을 설명했다.
타격폼을 수정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마음가짐까지 편하게 변했다. 그는 "중심을 낮추고 토탭을 하면서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도 편해졌다. 2S로 몰리더라도 떨어지는 변화구를 많이 고르다 보니까 긴장되는 것보다 '이제 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생각을 바꾸는 과정에서 박준영은 선배들의 일침도 들었다. 그는 "결과가 안 나오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혼자 힘들어했다. 그래서 선배들께서 '앞으로 몇 경기를 더 나가고 몇 타석을 더 들어설 건데 왜 매 타석마다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냐'라고 하시더라"라며 "그래서 이번에 2군 내려가고 난 뒤 마음가짐을 바꾸게 됐다.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강인권 감독대행은 박준영에게 '꾸준함'을 얘기한다.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는 "어느 선수나 꾸준하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꾸준하게 다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2경기만으로 평가를 받을 수 없겠지만 저 스스로 좋은 생각,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과가 안 좋을 때 폼에서 원인을 찾으면 안되는데 이제 꾸준하게 지금 폼으로 해볼 것이다. 그리고 다음 주, 다음 달, 그리고 시즌 끝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