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이 3일 잠실구장에서 롯데-LG의 경기 전후로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가졌다.
영구결번식은 경기가 끝나고 20분이 지난 뒤 시작됐다. 원곡자로부터 이날 하루 무상으로 제공된 원곡 'New Ways Always'가 흘러 나오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에 팬들은 박용택의 응원가 '무적 엘! 지! 박용택~ 워우워어어우워어~'을 육성으로 불러, 잠실구장을 메아리쳤다.
조명탑이 꺼진 후 박용택의 인터뷰 영상이 전광판에 소개된 후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하얀색 양복을 입은 박용택이 그라운드 단상에 등장했다. 팬들은 박용택의 이름을 연호하며 축하해줬다. 이후 다시 박용택의 입단부터 프로야구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전광판에 상영됐다.
차명석 단장이 영구 결번을 선언하고, 박용택이 버튼을 터치하자, 잠실구장 좌측 외야 상단에 41번, 9번에 이어 33번 깃발이 나란히 내걸렸다. 잠실구장에 화려한 축포가 터졌다.
뮤지컬 배우 카이의 축하무대에 이어 박용택이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했고, 구단은 박용택에게 마지막 홈런볼을 선물로 전달했다. 2020년 9월 8일, 박용택은 선수 생활 마지막 홈런을 기록했다.
LG 역대 영구 결번 선수인 김용수(41번)와 이병규(9번)가 박용택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고 포옹을 나눴다. 박용택의 초등학교 때 야구부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최재호 강릉고 감독도 박용택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후 영구 결번 축하 영상으로 손주인, 정찬헌, 이동현, 이진영, 정성훈 등 전 동료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다.
박용택은 고별사로 팬들께 인사했다. 그는 "LG의 심장 박용택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3루측 관중석을 향해 롯데 팬분들 계세요"라고 묻고서 "제 은퇴를 어떤 팬 보다 가장 기뻐했을 사직택 박용택입니다"고 재차 소개했다.
박용택은 "은퇴한지 1년 8개월이 됐습니다. 많이 떨립니다. 지금 흘리는 것은 눈물이 아닙니다. 오늘 많이 더웠잖아요"라고 위트있게 말했다. 야구 선수로 지나온 길과 LG 프랜차이즈 스타로 영구결번이 되기까지 담담한 소감을 말했다.
그는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팬 보다 위대한 팀은 없다. 팬 보다 위대한 야구는 없다"며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하겠는데, 가슴 깊이 진심으로 이를 새겨줬으면 한다"고 팬서비스에 대한 부탁을 했다.
또 "아쉬운 것 하나 있는데, 우승인지 우승 반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승 반지 없이 은퇴하는데, 우승 반지 대신 여러분의 사랑을…(가슴을 툭툭 치면서) 여기에 끼고 은퇴합니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박용택은 2009년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홍성흔(당시 롯데)과 타격왕 경쟁을 할 때 일을 끄집어내 롯데팬들에게 사과했다. 박용택은 "여기 롯데팬들 있으시다고 했죠. 정우영 답게 처음에 (유니폼 별명으로) 졸렬택을 선택했다고 하더라. 제가 멋진 자리에서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너무너무 마음 여리신 LG팬들이 우영이에게 뭐라고 하셨대요. 저 그 순간 졸렬했을지 몰라도 절대 졸렬한 사람 아닙니다"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아내, 부모님, 팬들께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용택은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다 눈물을 흘렸다. 고별가로 관중들이 '걱정말아요 그대'를 떼창으로 부르며 박용택과의 이별을 준비했다.
LG 선수들이 다들 나와 헹가래를 해줬고 기념 촬영을 가졌다. 박용택은 잠실구장을 한 바퀴 돌며 LG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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