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번 33번을 달고 뛴 38명의 'OO택'이 LG 레전드 박용택의 은퇴식에 승리를 선물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LG전. 이날 경기 전에는 2020년을 끝으로 은퇴한 박용택의 은퇴식이 열렸다. 박용택은 이날 특별엔트리로 3번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으로 출장했다. 1회 시작과 동시에 김현수로 교체됐다. 마운드에서 팀 후배들과 포옹을 나눴고, 팬들의 힘찬 박수갈채를 받았다.
LG 선수단은 이날 특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코칭스태프 10명과 선수 28명이 모두 박용택의 배번 33번을 달았고, 이름은 박용택의 다양한 별명 중에서 골라 달았다. 선수들은 박용택의 별명으로 '용암택', '사직택', '눈물택', 찬물택', '광고택' 등을 달았다. 코칭스태프는 그냥 박용택 이름을 그대로 달았다. 이날 선발 투수인 임찬규는 박용택의 휘문고 후배 인연이라 '휘문택'으로 골랐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에 "임찬규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더 집중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오늘 잘하자, 집중하자, 어떻게 하자' 이런 얘기를 누가 안 해도 지금 엔트리 28명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분들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어떤 날이 됐으면 하는 똑같은 마음일거라 본다"고 기대했다.
LG 선수들의 승리 의지는 여느 때보다 더 강했다. 플레이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근 부진했던 선발 임찬규는 5이닝 동안 단 3안타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근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이었다.
2회 2사 3루에서 '팬덕택' 유강남이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불펜 투수 '흐믓택' 정우영이 7회 1-1 동점을 허용했는데, LG 33번들은 7회말 곧바로 리드를 다시 잡았다.
2사 2,3루에서 '울보택' 채은성이 한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2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때렸다. 이어 '소녀택' 오지환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4-1로 달아났다.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LG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에 김용수(41번)와 이병규(9번)의 뒤를 이어 박용택의 33번이 LG 구단의 역대 3번째 영구결번이 되는 것을 축하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