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휘문택’ 임찬규가 휘문고 13년 선배 박용택의 은퇴식을 잔칫집으로 만들었다.
임찬규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 전에는 박용택의 은퇴식, 경기 후에는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LG 프랜차이즈 스타의 은퇴식에 임찬규는 혼신의 투구를 했다. 5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는 4-1로 승리했다.
임찬규는 경기 전 박용택을 향해 “야구 인생 마지막 처럼 던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용택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시구 후에 임찬규 뺨을 때리는 세리머니를 약속했다"면서 13년 후배 임찬규에게 기를 불어넣는 ‘싸대기 세리머니’(?)를 예고했다.
박용택은 시구를 하고 나서는 특별한 액션 없이 좌익수 자리로 나갔다가, 주심의 플레이볼 선언이 나온 뒤에 김현수와 교체됐다.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은 박용택은 마운드에서 LG 후배들과 일일이 포옹을 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임찬규와 포옹한 박용택은 오른손으로 살짝 임찬규의 뺨을 때린 후 모자를 쓰다듬어줬다.
임찬규는 이날 선두타자 출루를 자주 허용했으나 실점은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최고 145km 직구(23개), 슬라이더(13개), 커브(10개), 체인지업(8개)을 섞어 던졌다. 주무기 체인지업 대신 지난해부터 구종으로 추가한 슬라이더를 잘 활용했다.
1회 톱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황성빈을 삼진으로 잡고 이대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2회도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불규칙 바운드로 인해 2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3회도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피터스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으나 정보근의 번트 타구가 포수 앞에 떨어지면서 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4회 이대호-전준우-한동희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5회 선두타자 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4번째 선두타자 출루. 이호연의 타구는 2루수 직선타 아웃, 피터스의 타구도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정보근을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5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갔다. 5회까지 단 54구를 던졌는데, 류지현 감독은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한 점 차 승부, 세 번째 타순이 돌아오자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불펜을 한 박자 빠르게 투입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