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NC 다이노스는 내야수 박준영(25)에 대한 숱한 트레이드 제안을 거절하며 지켰다. 그만큼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NC는 기다렸다. 이제는 인내의 결실을 맺을 때다.
올해 1군 주전 내야진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박준영은 올해 초반 고전했다. 지난 5월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강인권 감독대행은 “타격 쪽에서 그동안 과정보다 결과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자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되는 모습이었다”라면서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해주기를 바랐고 타격 정확도,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아지기를 기대했다. 자기 모습을 찾고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 이제는 1군에서 해줘야 할 선수”라면서 2군에서 박준영이 보완해야 했던 지점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준영을 당분간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보다는 3루수로 기용하면서 장점인 장타력을 살리기로 판단을 내렸다. 강 대행은 “펀치력을 살리기 위함이다. 당분간 3루수로 기용한다. 유격수는 김주원, 노진혁을 기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6년 1차 지명 투수로 입단해 팔꿈치 수술, 그리고 군 복무와 타자 전향.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박준영 만큼은 다른 구단이 손대지 못하게 했던 이유는 결국 박준영의 잠재력 때문이다. 이제는 박준영도 깨닫고 결실을 맺어야 할 시점이었다.
지난 2일 콜업 첫 날이었던 창원 삼성전. 박준영은 콜업과 동시에 8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박준영은 3회 2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허윤동의 123km 포크볼을 간결하게 밀어쳐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2루 주자 닉 마티니가 홈에서 횡사를 당했지만 박준영의 배트 컨트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5회 13-0까지 달아난 상황에서 박준영은 삼성 박정준의 120km 커브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대승과 콜업을 자축하는 홈런이었다. 지난 5월 6일 LG전 이후 터진 시즌 4호 홈런.
박준영은 강인권 대행의 말처럼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고 컨택 능력 보완에 집중했다는 것을 밝혔다. 그는 “C팀에 있으면서 시즌 초반 흐트러진 히팅존을 재정비하는데 중점을 뒀다. 2S 이후 떨어졌던 컨택률을 높이기 위해 토탭을 활용하고 풀스윙보다 간결한 스윙을 가져가는 것도 신경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간결한 스윙을 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기술적인 것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결과만 생각하는 것 보다 내 플레이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한 번 마음먹은 변화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겠지만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고 야구장에서 더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뛰려고 한다”라며 “팬들께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C가 인내했던 시간들. 박준영은 인내의 시간에 보답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